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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물가 스트레스 탓?…술·담배 감소세 주춤하는 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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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승인 : 2024. 12. 20. 18:45

러 보건부, 음주 위험성 강조 및 흡연 제한 정책 강화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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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의 보드카 박물관에서 방문객들이 보드카를 맛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무관./EPA 연합뉴스
러시아에서 지난 십여년동안 꾸준했던 알코올 소비 감소세가 올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쟁, 금리·물가인상 등에 따른 피로감 누적으로 인한 추세라는 해석이 나온다. 흡연율 역시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통계 방식의 한계로 인한 결과라는 지적도 있다.

미하일 무라시코 러시아 보건부 장관은 최근 러시아 여성연합 이사회 회의에서 "정부가 음주의 잠재적 위험성을 강조하는 정책기조를 강화해 2030년까지 러시아의 연간 1인당 알코올 소비량이 7.8리터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무라시코 장관의 발표에 따르면 2019년 1인당 순수 에탄올 소비량은 9리터, 2023년에는 8.49리터였다.

무라시코 장관은 "최근 몇 년 동안 알코올 소비가 감소했다는 점이 분명하지만 알코올 소비 쇠퇴 과정이 올해 들어 중단됐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러시아 음주흡연통제센터(Rosalkogoltabakcontrol)에 따르면 올해 1~11월 러시아에서 알코올 음료가 10억8500만 리터 판매됐다. 이는 전년 대비 4.6% 증가한 수치다.

특히 매출은 일반 주류가 17.3%, 샴페인이 10.5%, 꼬냑이 3%, 와인이 1.1%, 보드카가 0.7% 증가했다. 저알코올 제품 판매량은 25.8% 감소했다. 주류가격이 오른 영향도 일부 있지만 주류 소비량 자체가 뚜렷하게 늘었다.

러시아 정부는 2030년까지 국내 알코올 소비 감소 계획을 실현한다는 목표 아래 '알코올 중독자 의료서비스 이용 활성화'를 추진하면서 '음주를 조심하는 가치관 강화' 등 총 29개 조치를 시행 중이다.

러시아 보건부는 "안전한 수준의 알코올 복용량 같은 건 없다"며 알코올 소비 저감을 위한 추가 조치를 촉구했다.

담배 소비도 통계적으로는 줄고 있긴 하지만 다양한 담배 제품 소비로 확산된 결과로 해석되기도 한다.

빅토르 지코프 러시아 보건부 건강관리위험요소예방국 부국장은 현지 매체 베도모스티와의 인터뷰에서 "2019년 24.2% 수준이던 러시아 성인 흡연율은 2022년 19.2%, 2023년 18.7%로 줄어 5년여에 걸쳐 감소세를 이어왔다"고 밝혔다.

러시아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여론조사 기관인 브치옴(VTsIOM)에 따르면 지난해 담배를 소비하는 18세 이상의 러시아인은 무려 3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키릴 로딘 브치옴 정부 업무 담당 이사는 "러시아 담배 소비자 비율이 2016년 이후 별다른 감소세를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보건부는 지난 10월 24일 발표한 '엽연초나 니코틴 함유 제품 소비를 막기 위한 담배 소비 저감 전략'에서 버스 정류장과 상점 근처에서 흡연을 금지하고 2009년 12월 31일 이후 태어난 시민들에게 담배 제품, 베이프, 물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제도를 준비 중이다.

지난 9월 9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건강보호위원회는 "러시아에서 물담배 흡연 금지가 도입될 수 있다"고 했다.

러시아 정부는 같은 달 4일 "니코틴 함량이 3.5% 이상인 무담배 난방 혼합물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이 2025년 3월 1일부터 발효될 수 있다"고 밝혔다고 이즈베스티아가 보도했다.

모스크바 등 러시아의 주요 대도시에는 아직도 거리 흡연자들이 많으며 일부 식당에는 물담배 흡연기구(후카) 등이 비치돼 있고 비흡연자를 위한 별도의 배려는 없다.
이상현 블라디보스토크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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