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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새 구두와 색바랜 헌 구두 ‘심기일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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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9. 07. 21:40

'정치적 고향' 대구 서문시장 찾아 집권 후반기 각오 다잡아...'깔딱 고개' 고비만 넘기면 더 크게 오를 수 있어...'퍼스트레이디'로 박정희 대통령 함께 간 경주 유적발굴 현장 대통령으로 40년만에 재방문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았다. 지난달 임기 반환점을 돈 이후 대구 방문은 처음이다. 박 대통령은 1998년 대구 달성 지역구 보궐선거에서 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에 뛰어 들었다. 지난 4월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7차 세계물포럼 개회식 이후 5개월 만에 다시 정치적 고향인 대구를 찾았다. 임기 후반기를 맞아 대구를 찾아 다시 한번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진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에서 경제 재도약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창조 경제 등 주요 국정과제에 대한 대구시 차원의 추진 현황을 보고 받았다. 시정모니터단과 다문화가족, 봉사단체 회원 등 지역 주민 100여명과 오찬도 함께 했다.

박 대통령은 오찬에서 “우리가 산을 오르다 보면 마지막 한고비를 흔히 ‘깔딱 고개’라고 한다”면서 “그 고비를 넘기는 게 아주 힘들 때가 있는데 우리나라도 대구도, 지금이 바로 그 순간이 아닌가 생각이 든다. 이 고비만 잘 넘기면 반드시 더 크게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 박 대통령은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마음 속에서 먼저 승리하고 그 다음에 현실에서 승리를 하는 것이지, 뭔가 마음에서부터 위축되면 그 전쟁에서 승리할 수가 없을 것”이라고 자신감도 내비쳤다.
박 대통령은 오찬을 마친 뒤 대구 민생 경제의 현장인 서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격려했다. 서문시장 방문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2년 9월에 이어 3년 만이다. 박 대통령이 시장에 도착하자 상인과 시민들은 열렬한 박수와 환호로 박 대통령을 맞았다.

박 대통령은 상가를 돌면서 현금과 온누리 상품권으로 만두와 개량한복 상의, 과자, 신발을 샀다. 상인들과도 살갑게 악수를 나눴다. 박 대통령은 “할인폭을 5%에서 10%로 늘렸기 때문에 올해 (온누리) 상품권 판매량이 아마 많을 것”이라면서 “디자인과 문화를 접목하고 온라인 거래를 통해 정보통신기술 융합을 하게 되면 전통시장도 굉장한 경쟁력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권영진 대구광역시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박 대통령이) 중국에 가셔서 대구산 선글라스를 쓰고 열병식을 보셨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이 열병식 참관 때 쓴 선글라스는 대구의 안경테·선글라스 제조업체 ‘시선’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또 이날 신라왕경(王京) 복원사업의 핵심 유적인 경주 인왕동의 월성지구 발굴조사 현장을 찾았다. 나선화 문화재청장으로부터 발굴 현황을 보고받고 현장 직원들을 격려했다.

현직 대통령이 문화재 발굴현장을 찾은 것은 1975년 7월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국립경주박물관 개관식에 참석하기 위해 경주를 찾은 계기에 황남대총 발굴 현장을 방문한 이후 꼭 40년 만이다. 박 전 대통령의 방문 때 퍼스트레이디를 대신했던 박 대통령도 함께 했었다.


삼국사기 기록에 따르면 월성은 신라의 중심 궁성지로 신라 5대 왕인 파사 이사금 22년(101년)에 건설돼 신라가 멸망하는 경순왕 9년(935년)까지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월성 복원 사업은 황룡사와 동궁·월지·월정교 복원과 정비 등 8개 사업과 2025년까지 추진하는 신라 왕경 복원·정비 사업의 하나다. 모두 9450억원의 사업비가 들어간다.

박 대통령은 나 문화재청장의 보고를 받은 뒤 “경주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데 이런 경주 역사 유적지구를 잘 발굴하고 복원하는 것은 문화융성을 계승하는데 있어 핵심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문화재청에서 신라 왕경 핵심 유적에 대해 인력이나 예산을 최대한 투입해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신라왕경 복원사업 예산은 올해 400억원에서 내년 453억원으로 늘리고 이 가운데 월성복원 사업 예산은 70억원에서 210억원으로 대폭 증액된다. 박 대통령은 시찰 도중 한 참석자가 1962년 9월 제1회 신라문화제에 참석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안압지에서 찍은 사진을 가져오자 이를 유심히 살펴보기도 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구시 업무보고 자리에서 “앞으로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더욱 외교적인 역량을 발휘해 나가면서 국내적으로는 경제 활성화와 국가미래를 위한 개혁을 이루는데 더욱 매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당초 지난달 21일 대구시 업무보고를 받을 예정이었지만 북한의 도발로 긴장이 최고조에 이르자 지방행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육군3야전군사령부를 찾아 우리 군의 대비태세를 현장 점검했다.

박 대통령은 “당시 우리 국민의 안위가 위협받아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가지고 끝까지 임했고 국민께서 힘을 모아주신 덕분에 국가 안보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면서 “지난주에는 전승 70주년 기념식 참석차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한·중 관계 발전, 한반도 평화 방안들을 논의하고 돌아왔다”고 소개했다.

박 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과 함께 창조경제와 문화융성,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구조개혁을 언급하면서 “이런 혁신정책들은 중앙정부의 노력만으로는 이뤄내기 어렵다”면서 “각 지역이 적극적인 자세로 혁신의 주체가 되어야만 그 힘이 모여서 완수해 낼 수가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관련해 “책임감과 애국심이 투철한 우리 청년들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은 정말 절실한 과제”라면서 “그러려면 무엇보다 노동개혁을 완수해야 한다. 얼마 전 노사정위가 다시 가동됐는데 올해가 노동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각오로 상생의 합의를 이뤄내야만 하겠다”고 밝혔다.

업무보고 이후 ‘청년일자리 창출을 위한 노동개혁과 규제개혁’,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통한 대구경제 활성화’를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은 노동개혁과 투자증진, 일자리창출, 소비진작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강조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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