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1월 열리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의에 앞서 산유국들은 비공식회담을 통해 산유량 동결 합의를 모색하고 있지만 업계 전망은 비관적이다.
블룸버그의 27일 보도에 따르면, 어게인캐피털의 존 킬더프 파트너는 “회의에서 나오는 말들은 입에 발린 소리”라며 “그들은 지속적으로 산유량을 늘려왔기 때문에 말과 행동이 완전히 다르다”고 비판했다. 그의 발언은 이번 달에만 하루 평균 80만 배럴의 추가 생산량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마이클 린치 에너지&이코노믹리서치 대표도 “추가 생산량 80만 배럴은 너무 크다”며 “그들은 바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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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산유국들의 비공식 회담은 앞서 누레딘 부타르파 알제리 석유장관이 “사우디가 올해 1월 수준으로 산유량을 동결할 준비가 돼있다고 제안했다”고 밝히며 잠시 시장의 기대감을 얻었지만, 정작 사우디는 라이벌로 떠오른 러시아와 동결에 관심 없는 이란을 견제하면서도 큰손으로 등극한 중국 민간 정유사들을 잡아야 하는 입장이다.
나이지리아도 사우디가 동결에 관심이 없다고 꼬집었다. 엠마누엘 이베 카치큐 나이지리아 석유장관은 미국은 유가가 오르면 재빨리 생산량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사우디는 증산할 강력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사 우리가 동결을 한다고 해도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며 반문했다.
이란과 리비아도 자국의 생산량이 어느 정도 위치에 오를 때 까지는 이번 동결에서 제외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란은 경제제재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위해 연말까지 하루 400만 배럴을 목표로 삼고있어 동결에 동참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로이터는 앞서 이란의 지난달 원유 수출량이 7월보다 15% 상승하며 고공성장을 이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하루 평균 200만 배럴 이상으로, 제재 이전인 5년 전과 격차를 현격하게 줄이고 있다. 특히 수요가 높은 아시아와 유럽의 경우 380만 배럴을 넘어서며 목표 치에 근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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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가 민간 정유사들에 원유 수입을 허용하자 이들은 국제 시장에서 중요한 고객으로 등극했다. 사우디가 1 ~ 8월 동안 중국에 수출한 원유량은 하루당 약 105만 배럴로 전년동기대비 1% 증가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동안 러시아는 무려 30% 증가했다. 8월 한달에는 하루당 약 110만 배럴을 넘으며 무려 50%나 성장하는 위력을 보였다.
게다가 알렉산드르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생산량 감축과 관련해 “누구도 그런 제안을 우리에게 한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오직 “동결” 이야기만 오고갔을 뿐이라며 자국의 늘어나는 생산량을 줄일 생각이 없다는 확고한 입장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앞서 이번 회의가 지난달 4월 카타르에서 열렸던 것과 다르지 않는 양상이라고 지적했다. 당시 사우디는 이란이 동결에 참여하지 않으면 자국도 합의하지 않겠다고 거부했다. 신문은 사우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 사우디 정부가 공식회의가 열리는 11월까지는 어떤 공식적인 합의에 이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