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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복무제’ 길 열렸다…헌재, 병역법 5조 헌법불합치 결정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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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기자 | 김범주 기자

승인 : 2018. 06. 28. 16:47

'양심적 병역거부' 판결 위해 모인 헌법재판관들
이진성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병역법 88조 1항 1호 등의 위헌심판 사건 결정 선고를 위해 자리에 앉아 있다. /연합
2019년까지 입법의무 부과…2020년 효력 상실
병역법 88조 처벌조항은 합헌 결정
“‘기지국 수사’ 통신비밀보호법 13조 1항 헌법불합치”
“건강기능식품 광고 사전심의는 위헌”

‘아시아투데이 최석진·김범주 기자 = 앞으로 ‘여호와의 증인’ 신도를 비롯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군에 입대하는 대신 대체복무를 통해 군 복무를 갈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헌법재판소 결정을 통해 일단 종교적 신념 등을 이유로 매년 500명 안팎의 입영거부자들이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되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는 마련됐다. 다만, 대체복무의 유형과 복무기간 등 세부사항을 결정하는 병역법 개정 과정에서 현역 군 복무 등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헌재는 28일 병역의 종류로 현역, 예비역, 보충역, 병역준비역, 전시근로역 등 5가지를 열거하고 있는 병역법 5조에 대해 재판관 6(헌법불합치)대 3(각하)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병역의 종류에 군사훈련을 받는 것을 전제로 한 위 5가지 외에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반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의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다.
헌재는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수는 병역자원 감소를 논할 정도가 아니고, 이들을 처벌하더라도 교도소에 수감할 뿐 병역자원으로 활용할 수는 없어 대체복무제 도입으로 병역자원의 손실이 발생한다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최소 1년6월 이상의 징역형과 그에 따른 공무원 임용 제한·해직 등 막대한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헌재는 단순위헌 결정을 내렸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입법공백을 방지하기 위해 2019년 12월 31일까지 시한을 정해 개선입법이 마련될 때까지 해당 조항의 효력이 유지되도록 했다. 헌재가 지정한 시한까지 개정법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병역법 5조는 2020년 1월 1일부터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

헌재는 관심을 모았던 처벌조항인 병역법 88조 1항 1호와 2호에 대해서는 재판관 4(합헌)대 4(일부위헌)대 1(각하)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지난 2004년과 2011년 이미 해당 조항에 대해 세 차례 합헌 결정을 내린 데 이어 4번째다.

헌재는 “처벌조항은 병역자원 확보와 병역부담의 형평을 기하고자 하는 것으로 입법목적이 정당하고 형벌로 병역의무를 강제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적합한 수단”이라고 판단했다.

또 “병역거부자에 대한 처벌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은 병역종류조항이나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거부의 ‘정당한 사유’로 보지 않는 법원의 해석에서 비롯된 문제지 처벌조항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고 봤다.

다만 “병역종류조항은 처벌조항의 전제이자 해석의 근거이므로 병역종류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는 이상 처벌조항 중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처벌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위헌 결정을 해야 한다”는 이진성·김이수·이선애·유남석 등 재판관 4인의 반대(일부위헌)의견이 있었다,

한편 이날 헌재는 수사기관이 휴대전화 발신위치를 실시간 추적하거나 특정 기지국을 거친 통신자료를 수집하는 ‘기지국 수사’의 근거가 된 통신비밀보호법 13조 1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했다. 또 건강기능식품 광고의 사전심의를 규정한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18조의 1항 6호 등에 대해 “헌법상 금지되는 사전검열”이라며 위헌 결정했다. 대형마트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휴업일을 지정할 수 있게 한 유통산업발전법 12조의2 1항 등에 대해서는 합헌 결정했다.
최석진 기자
김범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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