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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완성차 노조, 지금은 합심해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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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원 기자

승인 : 2021. 08. 13. 06:00

올해도 어김없이 국내 완성차업계 임단협 갈등은 ‘하투(夏鬪)’를 넘어 ‘추투(秋鬪)’로 향해가고 있다. 매각 위기의 쌍용차 노사가 일찌감치 협상을 타결하고 현대차도 하계휴가 전 3년 연속 무분규로 마무리 지었지만, 아직 기아·한국지엠·르노삼성이 남아있다. 기아 노조는 지난 10일 합법적으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에 앞서 한국지엠 노조는 노사가 어렵게 마련한 잠정합의안을 거부했고,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임단협을 아직도 이어가고 있다.

기아 노조는 품질충당금 효과를 제외한 지난해 영업 성과, 그리고 올해 기록한 역대급 이익을 더 나눠달라는 입장이다. 정년연장을 통해 전기차 전환으로 감소하는 인력도 최소화하려고 한다. 한국지엠은 부평공장의 구체적인 미래계획을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르노삼성은 업계 최저 수준의 임금을 높여달라 하고 있다.

저마다 사정은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이들의 요구가 그저 행복한 고민으로 비쳐진다. 전날 전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는 2223명으로 집계 후 처음으로 하루 확진자 2000명을 넘겼다. 약 한 달 동안의 4단계 거리두기로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은 더 이상은 버티기 힘들다고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폐업한 식당과 사무실이 눈에 띄게 늘었고 도시의 활력도 잃어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고액 연봉을 누리는 노조의 임단협 배짱은 이 사회에 상대적 박탈감만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반도체 수급난 등으로 가뜩이나 줄어든 생산량에 노심초사하는 협력사는 노조의 파업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쟁의활동 및 찬반투표 과정에서 다수의 인원 간의 접촉이 불가피해 추가적인 대규모 감염 위험성도 도사리고 있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에서 가중되는 사회적 혼란은 의외의 대형 악재로 이어질 수 있다. 우리나라 전후방 산업을 책임지는 완성차 노조의 대승적 결단을 기대해 본다.
이상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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