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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브라도르 ‘내정 간섭’ 논란…멕시코, 페루 대사소환에 일단 대표부 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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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원 기자

승인 : 2023. 02. 26. 15:53

오브라도르, 볼루아르테에 "가짜 대통령"
MEXICO-PERU/POLITICS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이 지난 20일(현지시간) 멕시코 시티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있다. / 로이터=연합뉴스
페루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멕시코 대통령의 발언이 결국 내정 간섭 논란으로 확대되면서 양국 외교 관계가 위기 상황을 맞았다.

멕시코 정부는 25일(현지시간)는 디나 볼루아르테 페루 대통령이 멕시코 주재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멕시코는 일단 페루 주재 외교·영사 대표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전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아 주 멕시코 대사소환을 결정했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이에 앞서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축출 당했다며 볼루아르테 정부를 가짜 정부라고 불렀다.

로페스 오브라도르는 카스티요를 몰아낸 볼루아르테 정권이 단지 소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페루 국민 대부분은 현 정부를 인정하지 않는다고도 주장했다.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이는 내정 간섭에 관한 국제법 원칙을 위반한 것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멕시코는 양국 간 갈등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한 듯 이날 페루와의 외교 채널을 계속 열어두겠다고 밝혔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앞서 지난 17일 멕시코·칠레·콜롬비아·페루 간 태평양 동맹과 관련해서도 "가짜라고 생각하는 정부에 태평양동맹 의장직을 넘기고 싶지는 않다"고 밝히며 현 페루 정부와 마찰을 빚은 바 있다. 오브라도르는 당초 의장직을 맞을 예정이었던 카스티요 전 대통령에 대해 "지금도 페루 대통령"이라며 공개적인 지지를 표명해 왔다.

페루 사상 첫 여성 대통령인 볼루아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카스티요 전 대통령이 국회를 강제 해산시키려다가 탄핵으로 물러나면서 부통령으로서 대통령 자리를 승계했으나 취임 직후부터 줄곧 대통령직을 위협 받아왔다. 카스티요 탄핵으로 촉발된 시위로 페루에서는 지금까지 최소 60명이 사망했고 당국과 시위대가 서로 무기를 사용하는 등 폭력적인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페루는 카스티요까지 포함해 지금까지 현직 대통령이 7명이나 탄핵됐으며 이 중 여섯 건은 최근 5년 사이에 일어났을 정도로 극도의 정국 불안이 계속되고 있어 볼루아르테의 앞날도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다. 카스티요는 내란 및 반란 혐의로 18개월 간 구금 명령을 받았다.
이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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