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이재용·정의선 제대로 손 잡았다… OLED·반도체·스크린 ‘컬래버’ 봇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627010014280

글자크기

닫기

최원영 기자 | 정문경 기자

승인 : 2023. 06. 27. 16:48

한달 새 세번째 협력…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 EV9 에디션’ 출시
삼성 OLED 이어 인포테인먼트 프로세스 ‘엑시노스 오토’ 채택도
대화나누는 이재용 정의선<YONHAP NO-2963>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23일 하노이 한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포럼에서 대화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간 컬래버레이션이 본격화 되고 있다. 현대차는 한달 새 제네시스 차기 모델의 디스플레이를 삼성디스플레이 OLED로 채택했고 현대차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스를 삼성전자 엑시노스로 낙점했다. 이번엔 올해 기아 최대 야심작인 EV9 맞춤형 빔프로젝터를 삼성이 내놨다. 미래차를 '바퀴 달린 스마트폰', '움직이는 컴퓨터'로 칭하는 상황에서 1등 기업간 협력은 더 가속화 될 것이란 관측이다.

27일 삼성전자는 기아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EV9 출시를 기념해 포터블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 EV9 에디션'을 출시했다고 밝혔다. 한달여 사이 벌써 세번째 삼성과 현대차간 협력이다.

더 프리스타일은 180도로 회전해 원하는 각도로 어느 공간에서나 최대 100인치(254㎝)크기의 화면을 만들어낼 수 있는 830g에 불과한 휴대용 빔 프로젝터다. EV9의 시그니처 색상인 오션 매트 블루를 적용했다. 기아멤버스 포인트로 구매할 수 있게 했고 전용 케이스도 제공된다. 야외 어디서든 EV9 내외부 플러그를 통해 직접 충전이 가능하다.

현대차가 차 안에서 '웨이브' 등 OTT의 영화와 드라마 등을 감상할 수 있는 서비스를 이달 막 론칭했고 이를 포함한 커넥티브 가입자수는 전세계 1000만명을 넘어섰다. 전날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초 기술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기술을 소개했지만 아직 상용화까지 갈 길이 먼 상황에서 꼭 필요했던 제품이 이번 삼성의 휴대용 빔 프로젝트다. 또 EV9은 현대차그룹이 처음으로 내놓은 대형 전기차 SUV로,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열 것이라 공언한 터라 즐길거리에 대한 니즈를 충족 시키는 게 과제로 지목 돼 왔다.
이날 오치오 삼성전자 한국총괄 부사장은 "자유로운 휴대성과 활용성을 갖춘 포터블 스크린과 지속 가능성을 추구하는 모빌리티 브랜드가 만난 최초의 콜라보레이션"이라며 "더 프리스타일과 기아 EV9의 이색 협업으로 탄생한 전용 에디션과 함께 어디서나 한층 더 다채로운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즐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 EV9 에디션'
삼성전자 '더 프리스타일 EV9 에디션'./제공=삼성전자
이번 콜라보에서 주목 할 점은 삼성과 현대차의 만남이라는 점이다. 자동차업체와 전자업체간 컬래버가 최근 익숙한 광경이긴 하지만 양사간 협력은 의미가 다르다. 현대차의 경우 LG와는 2020년 '아이오닉 콘셉트 캐빈'에서 호흡을 맞추며 차량 내 일상 가전제품 등을 LG 제품으로 채우기도 했다.

과거 삼성과 현대차는 재계 1·2위 업체간 과도한 경쟁관계와 갑을 관계의 재정립 차원에서 치열했다. 삼성이 자동차사업에 발을 담그면서 구도는 더 명확해진 바 있다. 2009년 지식경제부가 주도한 첫 '차량용 시스템 반도체' 개발 사업에서 양사가 손을 잡았지만 그렇게 만들어진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 시스템'을 현대차는 신차에 적용도 하지 않았고 이후 계속된 양사 협력에도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2012년 그랜저 HG에 반영키로 했던 삼성 반도체칩이 실제 탑재되지 못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기차배터리 마저 국내 3사 중 원통형 배터리를 만드는 삼성SDI와의 협력만 빠져 있는 상태다. 반도체 부족 문제가 심화 되자 대통령이 직접 나서 '차량용 반도체'에서 현대차와 삼성간 긴밀한 협력을 기대한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건 2020년 전기차 드라이브에 나선 정의선 회장이 삼성SDI를 찾아 이재용 회장과 전격 회동하면서다. 차세대 배터리 개발에 머리를 맞댄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11월 하만의 JBL 사운드 시스템을 현대차 더 뉴 그랜저에 채택하고 2020년엔 제네시스 GV80에 뱅앤올룹슨과 렉시콘 사운드 시스템을 적용했다.

양 사간 컬래버가 본격화 됐다는 말이 나오는 건 한달여 사이 벌써 세번째 협력이라서다. 지난달말 현대자동차 플래그십 모델 차기 제네시스에 탑재 할 디스플레이 입찰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가 최종 공급사로 선정됐다. 지난 7일엔 차량용 프리미엄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인 '엑시노스 오토 V920'을 현대차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차량용 반도체는 실증의 시간이 중요하기 때문에 의미가 더 두드러진다.

재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간 협업은 서로의 사정을 반영해 더 긴밀한 논의가 가능 할 뿐 아니라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하고 싶을만큼 적극 장려하는 그림"이라며 "더군다나 세계 1위 전자·반도체 회사와 3위 자동차 회사의 협업이면 그 기술력도 알아주지 않겠느냐"고 평했다.

부산엑스포 유치 지원 나선 이재용 정의선<YONHAP NO-0524>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 활동 지원을 위해 프랑스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오른쪽)과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이 20일(현지시간) 파리 이시레몰리노의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장에서 진행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에 참석하고 있다./연합뉴스
최원영 기자
정문경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