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팔 무장정파의 ‘숨통’ 된 가상화폐…“하마스 계좌에 550억원”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1011010004900

글자크기

닫기

선미리 기자

승인 : 2023. 10. 11. 17:20

테러단체, 국제은행망 피해 가상화폐로 모금
유엔 "전세계 테러자금 20%는 가상화폐"
FINTECH-CRYPTO/LOBBYING <YONHAP NO-4012> (REUTERS)
이스라엘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로이터 연합뉴스
이스라엘 대규모 공격을 감행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로 자금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전부터 가상화폐가 테러단체 후원과 자금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하마스와 이스라엘의 무력충돌 사태로 가상화폐 규제에 대한 논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하마스를 비롯해 팔레스타인이슬라믹지하드(PIJ), 헤즈볼라 등 무장정파가 최근 1년 새 가상화폐를 통해 거액의 자금을 모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가상화폐 추적업체 엘립틱에 따르면 PIJ의 가상화폐 계좌에는 지난 2021년 6월부터 올해 8월까지 9300만 달러(약 1250억원) 어치의 가상화폐가 입금됐다. 또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 본사를 둔 가상화폐 분석업체 '비트오케이'는 비슷한 기간 하마스도 4100만 달러(약 550억원) 어치의 가상화폐를 받았다고 추산했다.

하마스의 군사조직 알카심 여단은 최소 지난 2019년부터 공개적으로 비트코인 기부를 요청해왔으며, 이스라엘과 미국 수사당국이 거래내역을 추적하자 지난 4월 모금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WSJ은 하마스가 가상화폐로 받은 자금이 이스라엘 공격에 활용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재무부는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 테러단체들이 가상화폐로 기부금을 모금하고 있다며, 가상화폐거래소의 통제 허점이 테러단체의 모금 행위를 허용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유엔은 가상화폐가 전세계 테러 자금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마스, PIJ, 헤즈볼라 등 미국 정부에 의해 테러단체로 지정된 조직들은 국제은행망을 통해 자금을 주고 받을 수 없어 중개자 없이 거래가 가능한 가상화폐를 모금이나 자금이전 수단으로 악용하고 있다.

슐로밋 와그먼 전 이스라엘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 조달금지국 국장은 지난해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에게 자금세탁과 테러자금 모집을 방지하기 위한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가상화폐 오용 위험을 제대로 다루지 않으면, 업계 발전의 장애물이 될 것"이라며 "규제 당국들은 중국처럼 가상화폐를 불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경찰 당국은 이날 세계 최대 가상화폐거래소 바이낸스의 협조로 하마스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모금을 받는 데 활용한 가상화폐 계좌를 동결했다고 밝혔다. 다만 동결된 계좌의 수와 금액은 밝히지 않았다. 이스라엘은 2021년부터 테러단체와 연계된 것으로 추정된 가상화폐 계좌 190여개를 압수한 바 있다.
선미리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