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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고착화하는 가축전염병…인력양성·처우개선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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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1. 13. 18:00

이지훈 기자
지난달 이름마저 생소한 소 바이러스 감염병 럼피스킨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병하면서 우리 한우 농가들이 울상이다. 13일 오전 8시 기준 전국 8개 시도, 29개 시·군에서 91건이 확진됐고 이에 따라 살처분된 한우와 젖소는 5909마리에 달한다.

앞서 5월에는 구제역이 4년 만에 재발했고,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은 올해만 9건의 감염 사례가 나왔다. 겨울철에 주로 발생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처럼 가축전염병이 지속해서 발병하는 데에는 기후 변화와 밀집된 사육환경 등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선제 대응체계가 잘 작동하지 않는 점이 크다. 방역 당국이 가축전염병 예방을 위해 백신 접종과 접경지 및 축사 소독, 이동 중지 명령 등 다양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는 의미다.

럼피스킨 백신은 지난 10일 전국 소 사육 농장에 대해 접종을 모두 완료했다. 하지만 백신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가축방역관 부족으로 사육두수 50마리 이상 농가의 농장주는 백신을 직접 주사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탓이다.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 가축방역관은 1152명으로 적정 인원(1955명)보다 800명가량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가축방역관 역할이 가능한 공수의와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 가축방역사 등을 고려하면 실제 부족한 인원은 70여명 수준이라고 해명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한 것은 사실이다. 열악한 처우에 지원자가 줄어드는 것이 인력 부족에 시달리는 이유로 꼽힌다.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도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받은 자료를 통해 지난해 검역본부의 수의직과 수의연구직이 각각 50명(15.5%), 8명(6.0%) 결원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정원을 채우지 못할 경우 업무 가중과 함께 전문성 부족 등 많은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내년 방역 관련 예산은 3240억원(정부안)으로 올해(2940억원)보다 증가했지만 예산은 대부분은 살처분 및 농가 보상 비용에 소진되는 상황이다. 반면 가축전염병에 대한 방역이 사실상 1년 내내 상시화되면서 검역과 방역 관련 종사자들의 업무는 더욱 늘어났다. 우리 방역 체계의 선제 대응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는 정부가 방역 관련 인력 양성과 처우개선에 더욱 힘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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