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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동 칼럼] 내년 집값 ‘금리’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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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3. 12. 2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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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불투명에 고금리 장세의 지속, 상투 심리 확산, 비수기 진입 등으로 주택가격이 흘러내리고 있다. 올해 4분기에 접어들면서 전국은 말할 것도 없고 핵심지역인 수도권과 서울까지도 거래가 급감하면서 하락폭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국부동산원의 집값 추이는 이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5월까지 상승 무드를 타던 집값이 하반기 들어 위축되면서 주간 단위 변동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더니 급기야 12월 들어서는 평균 마이너스 0.01% 내외에서 3~4배 정도로 깊어지는 분위기다. 서울 0.04%, 수도권 0.06%에 달할 정도로 커지고 있다. 민간 통계기관인 KB국민은행 아파트 시세 조사 자료 역시 하락폭 확대 현상이 비슷하게 나타나 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2024년 시장은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우선 내년 집값 변수를 보면 가장 큰 변수인 금리를 비롯해 경제 상황, 수급, 총선 등을 들 수 있다. 금리의 경우 미국 연방은행(Fed)의 금리 인하 여부에 따라 한국은행 기준금리 인하가 단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미국이 빨라야 5월쯤, 늦으면 하반기로 전망, 고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긴축이 길어지고 바닥 유동성을 위축, 주택시장 침체가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경제 상황 역시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글로벌 경제가 완만한 침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행을 비롯해 기획재정부, 한국개발연구원(KDI), 아시아개발은행(ADB), 국제통화기금(IMF) 등은 내년 한국 경제 전망치를 2.1~2.4% 정도로 내놓고 있다. 심지어 LG경영연구원은 이보다 낮은 1.8% 정도로 예측, 저성장의 고착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주택구매력 회복은 쉽지 않을 게 뻔하다.

수급 상황은 공급 우위시장 분위기가 심화할 전망이다. 매수세 실종으로 급매물을 비롯해 미분양 등이 늘어나고 미입주 등도 문제가 될 공산이 크다. 이미 주택경기 동향이나 거래 지표가 100 미만으로 크게 떨어졌는데 재차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예상해볼 수 있다. 일본처럼 인구감소, 집값 고점에 따른 폭락 전망 거론 역시 지나칠 수 없는 전망이다.
4월 총선 역시 시장에 긍정보다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정부와 여당은 규제 완화를 통해 시장을 활성화를 시도하고자 할 것이나 야당은 입법 훼방으로 맞서고 있다. 재건축 단지의 실거주 의무화 규제 폐지를 둘러싼 야당의 입법 저지가 대표적 사례다. 되레 4월 선거 이후 이자 후불제까지 내걸고 연명해온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사업장의 부도 처리와 총선 후유증 등을 감안하면 시장에 독이 될 공산이 크다. 주택 및 건설 관련 전문연구원이나 전문가들이 내년 매매시장을 보합 내지는 하락으로 극히 불투명하게 보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다만 하반기 들어 경기가 다소 살아나고 기준금리 인하가 가시화되면 돈이 돌기 시작하면서 시장 냉각도 다소 풀릴 여지는 없지 않다. 특히 전세시장의 움직임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시장 침체기에는 항상 전세시장이 앞서서 뛴다. 1998년 외환위기 때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4년 침체기 모두 선도적으로 전세시장이 오름세를 타면서 후행적으로 매매시장 급등세로 이어진 바 있다. 전세 에너지가 금리 여건 변화나 수급 불안 등이 맞물리면 매수세로 옮겨붙는 게 근본 생리다. 주택시장 연구기관들이 모두 내년 전세시장 활황과 함께 2~4%대의 오름세로 예측, 매수세로의 에너지 전환 시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일단 시장이 불붙기 시작하면 최근 2년 이상 공급이 극히 부족했던 상황과 맞물려 재차 시장이 급등세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정부가 공급 촉진과 규제 완화를 일성으로 내걸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결국 시장은 상저하고(上底下高) 흐름을 보일 것이며 투자는 상반기가 적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급주택만 오르는 슈퍼(super) 양극화 현상 역시 더 심화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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