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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패싱?…심상찮은 美-이스라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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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성식 기자

승인 : 2024. 03. 04. 13:58

사전승인 없는 야권 인사 방미 두고 불쾌감 표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왼쪽 두 번째)이 지난달 8일 이스라엘을 방문해 이스라엘군 참모총장 출신이자 현재 전시내각 각료인 가디 아이젠코트 의원(오른쪽), 야당 지도자 베니 간츠(오른쪽 두 번째) 전 국방장관 등과 회담하고 있다. /AP, 연합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자신을 패싱하고 미국을 방문한 야권 인사에 대한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3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베니 간츠 국민 통합당 대표가 이날 미국 방문길에 올랐다. 간츠 대표는 미국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정부 측 인사는 물론 여야 의원들과도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간츠 대표는 이 같은 면담 일정을 소화하며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군사 작전의 정당성을 설명하고, 미국의 이스라엘 지원을 계속 이끌어내는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의 이번 방미가 이스라엘 정부의 정식 승인을 받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이다. 특히 국정 최고 책임자인 네타냐후 총리는 긴츠 대표의 방미 계획을 이틀 전인 지난 1일에서야 통보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사전 승인 없이 갑작스럽게 야권 인사의 방미 계획을 통보받은 모양새인 만큼 네타냐후 총리는 즉각 불쾌감을 드러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일방적으로 미국 방문 계획을 통보한 간츠 대표에게 "이스라엘의 총리는 한명 뿐"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군 참모총장 출신인 간츠 대표는 이스라엘 전시 내각에 참여하고 한때 연정을 구성할 정도로 네타냐후와는 긴밀한 관계였지만 가자지구 전쟁과 관련해서는 중요 사안마다 이견을 드러내면서 조금씩 사이가 벌어졌다. 게다가 최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는 간츠 대표의 지지율이 네타냐후 총리를 크게 앞서기도 하는 등 그가 정치적 라이벌로 부상하고 있는 터라 이번 방미가 향후 두 사람간의 관계에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도 미지수다.

무엇보다 간츠 대표의 돌발 행동은 휴전 협상 등을 놓고 네타냐후 총리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파열음을 내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이 추구하는 '두 국가 해법'에 반발하고 가자지구 최남단 국경도시 라파 공격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도 귓등으로 흘리는 등 미국과 거리를 두고 있다.
주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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