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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지구 구하는 ‘괴수 원팀’...액션·스피드 다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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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03. 28. 15:47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
몬스터버스 스리즈 다섯번째 작품
고질라·콩 '원팀'으로 괴수와 대결
액션 사이즈 커졌지만 인간 활약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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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한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거대 괴수들의 태그 매치같은 할리우드 액션 블록버스터다./워너브러더스 코리아
프로레슬링에는 '태그 매치'란 경기 형식이 있다. 두 명 이상의 선수들이 한 팀을 이뤄 상대와 맞붙는 일종의 단체전으로, 링 안에서는 1 대 1로 싸우되 지치거나 버겁다 싶으면 링 밖 동료와 손바닥을 마주쳐 임무를 교대한다.

그런데 태그 매치가 더욱 흥미로우려면 같은 팀 선수들끼리 앙숙이어야 한다. 평소 싱글 매치에서는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이던 파이터들이 모두의 예상을 깨고 태그 매치로 힘을 합칠 때 보는 재미는 극대화된다.

27일 개봉한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는 한 마디로 거대 괴수들의 태그 매치같은 액션 블록버스터다. '절대 1강'을 자부하며 티격태격대던 고질라와 콩이 자존심을 잠시 접고 함께 사상 최강의 적을 물리친다는 줄거리다.

3년전 전작 '고질라 VS 콩'에서 고질라와 제대로 일합을 겨룬 뒤 막판에 잠깐 화해했던 콩은 지구 속 또 다른 지구인 할로우 어스에서 애타게 찾던 동족을 마침내 발견한다. 그러나 푸른 눈의 폭군 스카 킹이 지배하는 동족은 콩을 오히려 위협하는 가운데, 고질라는 알 수 없는 신호에 의해 깊은 동면에서 깨어나 할로우 어스를 마주한다.
스카 킹의 수족으로 모든 걸 얼어붙게 만드는 능력을 지닌 괴수 시모의 공격을 받고 오른팔에 심각한 동상을 입은 콩은 고질라에게 도움 요청을 보내지만, 이를 잘못 해석한 고질라에게 실컷 얻어터지기만 한다.

둘이 싸우는 틈을 타 스카 킹은 시모를 조종해 지구를 빙하기로 되돌리려 하고, 뒤늦게 이 사실을 알아챈 고질라는 콩과 손잡고 반격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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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개봉한 '고질라 X 콩: 뉴 엠파이어'에서 인간 캐릭터들의 비중은 많이 줄어들었다. 콩과 소통하는 능력을 지닌 소녀 '지아'(맨 오른쪽)만이 활약할 뿐이다./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이 영화는 워너브러더스와 레전더리 픽처스가 동·서양의 괴수들을 한 데 집합시킨 '몬스터버스(Monsterverse)'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이다. '몬스터버스'는 몬스터(Monster)와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일본 괴수 영화의 원조인 '고지라'를 두 번째로 리메이크한 2014년작 '고질라'가 시리즈의 첫 번째다. 이어 '킹콩'으로 익숙한 유인원의 왕 콩이 주인공인 '콩: 스컬 아일랜드'와 고질라가 기도라 등 온갖 괴수들을 모두 정리하는 내용의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가 2017년과 2019년에 차례로 개봉됐다.

마블 시네마 유니버스(MCU)의 슈퍼 히어로들이 여러 영화를 거쳐 '어벤져스'로 뭉친 것처럼, 고질라와 콩의 협업도 이 같은 빌드 업 과정을 밟았고 그 결과는 나빠보이지 않는다. 가장 큰 장점은 액션의 사이즈가 커지고 속도감도 올라갔다는 것이다. 대개 사이즈와 속도감은 반비례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데 성공했다. 특히 고질라는 콩을 상대로 일본에서 활동하던 '고지라' 시절의 주특기이자 프로레슬링 기술인 백드롭을 구사하는 등 움직임이 빨라졌다. 참고로 '고질라'는 전후 일본 사회에서 프로레슬링이 높은 인기를 누리던 1950년대 중반에 태어나 프로레슬링 기술에 능한 편이다.

반면 인간 캐릭터들의 비중과 활약이 크게 줄어든 점은 조금 아쉽다. 콩과 소통하는 소녀 '지아'(케일리 하틀)를 제외하곤 대부분 '없어도 그만'인 수준으로, 말장난 주고받는 게 전부일 정도다. 제작진이 선택과 집중에 주력한 결과로 여겨지는데, 어느 만큼의 흥행 성적을 거둘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고질라 VS 콩'은 2021년 개봉 당시 전 세계에서 4억7000만달러(한화 6258억원)를 쓸어담았다. 12세 이상 관람가.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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