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9가지 성격, 내려놓을 때 성숙’ 조계종 불교 에니어그램 보급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328010016896

글자크기

닫기

황의중 기자

승인 : 2024. 03. 28. 14:46

'9가지 성격 유형 지표' 에니어그램 활용
안내 책자와 성격 유형 검사 링크 개발
"성격이란 아상 내려놓을 때 자유 얻어"
clip20240328124656
에니어그램의 불교 버전인 '부처님 마음, 내 마음'에 대한 안내서. 조계종 포교원은 심리검사에 관심이 많은 젊은 층을 대상으로 에니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포교에 나설 계획이다./사진=황의중 기자
9가지 성격 유형 지표인 에니어그램(Enneagram)의 불교 버전이 본격적으로 포교 현장에서 배포된다. 기존 에니어그램에 불교 관점을 가미한 '부처님 마음, 내 마음'은 부처님의 10대 제자를 모델로 각 성격 유형을 설명하고 각 유형에 맞는 수행법을 소개한다. 또한 불교 교리에 기반을 한만큼 9가지 성격도 본질적으로는 공(空)하기에 자아에 대한 상(相)을 내려놓을 때 성숙한 진짜 나를 찾을 수 있다고 제시한다.

조계종 포교원은 28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불교 에니어그램 '부처님 마음, 내 마음'의 개발·배포와 관련한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포교원은 젊은 층에서 공감과 소통의 수단으로 활용되는 심리검사를 불교 콘텐츠와 접목시키는 공동연구를 마인드코칭연구소 이윤정 소장과 진행했다. 이에 따라 올해 불교 에니어그램 '부처님 마음, 내 마음' 안내 책자와 리플릿, 성격 유형을 검사할 수 있는 온라인 링크(www.bulgyoenneagram.co.kr)의 개발을 완료했다.

에니어그램은 사람이 갖고 태어나는 9가지 성격 유형이란 도구가 빠지는 심리적 함정을 경고하고 인격적인 성숙으로 가는 방향을 조언한다. MBTI 성격검사는 변하는 결과라고 한다면 에니어그램의 성격 유형은 변하지 않는 개성에 가깝다. 머리(5~7번 유형)·가슴(2~4번 유형)·배(8·9·1번 유형)를 기반으로 한 9가지 성격은 저마다의 장단점을 갖는다.
에니어그램이 MBTI와 다른 점은 이러한 개성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성격이 얼마든지 성숙해질 수 있다고 보는 데 있다. 즉 소나무라는 종자는 변하지 않지만, 그 나무를 어떻게 가꾸느냐에 따라 큰 관상용 소나무부터 말라비틀어진 작은 소나무까지 천차만별의 결과가 나온다는 관점이다. 이 때문에 에니어그램은 개신교와 천주교, 원불교 등 종교계를 비롯해 교육·상담 분야에서도 폭넓게 쓰인다.

이윤정 소장은 "요즘 젊은 친구들이 사람과 소통하는 걸 힘들어 하는 것 같다. MBTI가 아니면 서로 교류하지 못하는 현실을 보면서 안타까웠다"며 불교 에니어그램을 개발한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포교원장 선업스님이 말씀해 온 것처럼 에니어그램은 MBTI에 비해 훨씬 나은 도구"라며 "성격의 거짓된 면을 자각해서 진여자성(眞如自性)을 바로 보는 것을 돕게 한다. 진짜 나를 볼 때부터 부처님이 말씀하신 것처럼 우리는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고 자유가 주어진다"고 했다.

불교 버전 에니어그램의 특징은 불교의 공(空) 사상과 이심전심, 역지사지를 기반한다는 데 있다. 타인을 이해함으로써 타인과 관계 맺는 법을 배우는 도구이다. 또한 애지중지 여기는 내 성격이 사실 괴로움을 주는 아상(我相)임을 인정하고 내려놓을 때 머리·가슴·배를 통합하는 전인격적인 통합으로 갈 수 있다고 봤다. 나라는 성격의 틀에 집착할 때는 머리·가슴·배 중 일부만 사용한다고 불교 에니어그램에서는 본다. 내 마음의 주인이 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게 불교 에니어그램의 목적인 셈이다.

부처님의 10대 제자 중 수보리, 아난, 가전연, 라훌라 등을 성격 유형에 결부해서 설명한 것은 각 유형의 성숙한 롤 모델을 제시하기 위해서다. 머리를 주로 쓰는 5번 유형에게는 경전을 따라 쓰는 '사경'을 권하고 힘을 추구하는 8번 유형에게는 '보살행'을 권하는 등 각자 개성에 맞는 수행법도 조언한다.

이 소장은 "불교문화가 다소 개인적인 면이 있다 보니 사찰 그룹 내 갈등이 생길 때 잘 해소하지 못하는 경우를 봤다"며 "불교 에니어그램은 서로의 다른 면을 이해하고 인정하는 역지사지·이심전심의 마음을 배우자는 데 취지가 있다"고 했다.

조계종 포교원 포교연구실장 문종스님은 "불교 에니어그램 '부처님 마음, 내 마음'은 포교 현장에서 다양한 사람과 상담해야 하는 스님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가 될 것"이라며 "포교 현장의 반응을 보고 더 깊은 불교 에니어그램 버전인 에니어그램 공성(空性) 카드 또한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lip20240328141416
각 유형별 해당 부처님 제자와 성격 설명./사진=황의중 기자
clip20240328141406
각 유형별 해당 부처님 제자와 성격 설명./사진=황의중 기자
황의중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