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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최고조 비난에도…軍 접경지역 포사격 이어간다 ‘남북 우발충돌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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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환혁 기자

승인 : 2024. 07. 08. 17:37

北 자살적 객기 세계대전 기폭제 등 남한 향해 맹비난
군 당국, 예정된 포사격 훈련 계획대로 진행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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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수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8일 수도권에 위치한 공군 미사일방어포대를 방문해 적 공중도발 대비 방공대비태세를 점검하고 "적 공중도발 시 뒤를 돌아보지 말고 주저함 없이 즉각적으로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 /합동참모본부
북한이 8일 우리 군의 접경지역 포사격 훈련과 한·미·일 프리덤 에지 훈련 등에 대해 '자살적 객기' '세계대전 기폭제' 등 위협적 언사를 퍼부으며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북한은 다음 달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까지 이 같은 수사적 위협과 오물풍선·GPS교란·탄도미사일 발사 등 실질적이고 복합적인 도발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우리 군은 서북도서나 접경지역에서의 포사격 훈련 등 계획된 훈련을 차질 없이 이어간다는 입장을 다시 확인했다. 남북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면서 접경지역에서의 남북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 4면과 8면에 각각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와 김광명 외무성 군축 및 평화연구소 연구사 명의의 글을 싣고 우리 군의 최근 접경지역 포사격 재개와 유엔군사령부 부활에 대해 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우리 군이 해상과 육상 접경지대에서 재개한 포사격 훈련을 맹비난했다. 김 부부장은 "공화국 국경 가까이로 더더욱 다가서며 감행되는 한국 군대의 무분별한 실탄 사격훈련이 어떤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가는 누구에게나 명백하다"며 "엄청난 재앙을 감수하면서까지 국경일대에서의 전쟁연습소동을 한사코 강행하는 자살적인 객기"라고 반발했다.
김 부부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를 요구하는 국민 청원자수가 100만명을 돌파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최악의 집권위기'에 몰렸다고 힐난했다. 김 부부장은 "지역에서 끊임없이 안보 불안을 조성하고 전쟁 분위기를 고취하며 나중에는 위험천만한 국경 일대에서의 실탄 사격훈련도 서슴지 않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 김 연구사의 글을 통해 "미국이 국제사회의 우려와 요구를 무시하고 '유엔군사령부'의 기능을 부활·확대시키려고 기도하는 것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새로운 물리적 충돌 가능성을 더욱 증대시키는 근원"이라며 "미국의 '유엔군사령부' 부활기도는 나토확대의 제2판이며 새로운 세계대전을 촉발시킬 수 있는 기폭제로 된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이번 비난은 최근 남북한 정세 악화의 책임을 우리 측에 전가하고, 남남갈등을 유발해 한국 사회를 분열시키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북한이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 윤 대통령 탄핵 등을 언급한 것을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최근 김정은 우상화 경향을 보이는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체제 우월성을 선전하려는 의도라는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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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탄핵소추 발의안 요구 국민청원 문제를 제기하며 내정개입 의도를 드러낸 것은 윤석열 정부의 대북정책을 경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반정부투쟁을 자극한 것"이라며 "정권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쟁분위기를 고취시킨다는 취지로 우리 사회의 분열을 시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양 교수는 "담화를 노동신문에 게재한 것은 인민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김정은 중심의 북한과 국민들로부터 탄핵의 목소리가 커지는 남한의 비교를 통한 체제우월성 선전하고 내부결속을 다지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우리 군은 휴전선 인근 접경지역 포사격 훈련을 계획에 따라 차질 없이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접경지 포사격 훈련은 관할 구역 내 정상적인 사격훈련이었다"며 "향후에도 육군 또는 해병대가 각 군의 훈련 계획에 따라서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육군은 접경지역의 군단급·사단급 훈련계획에 따라 지속적으로 포사격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이번 주는 기상 상황에 따라 훈련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부는 북한의 대남 오물 풍선 살포와 GPS 전파교란 공격, 탄도미사일 발사 등 복합 도발이 지속되자, 지난달 4일 '9·19 남북군사합의'의 전부 효력 정지를 결정하고 접경지역 실사격 훈련을 재개했다. 지난달 26일엔 해병대 서북도서방위사령부가 K-9자주포와 다연장로켓 천무, 스파이크 미사일 등 총 290여발을 공해상으로 쏘는 실사격 훈련을 진행했고, 이달 2일엔 군사분계선(MDL) 5㎞ 이내 경기 연천 적거리사격장과 강원 화천 칠성사격장에서 육군 K-9자주포와 차륜형 자주포(K-105A1)를 동원한 포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지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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