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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용어] 심드렁과 무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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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7. 09. 17:00

정우택 객원논설위원
◇ 심드렁

자주 쓰지는 않지만 아주 의미심장한 생활 속 용어를 알아보려 하는데요. 바로 '심드렁'입니다. 심드렁은 무슨 일이나 결정, 또는 정책이 탐탁지 않아 시큰둥하고 관심도 없다는 의미입니다. 

정부가 8일 의료공백 사태 장기화를 막기 위한 결단으로 소속 수련병원으로 복귀하지 않은 전공의에 대한 면허정지 등 행정처분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는데 정작 당사자인 전공의들의 반응이 '심드렁하다'고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나라 밖으로 눈을 돌리면 이란 대선에서 개혁파 후보 에브라힘 라이시가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됐는데 미국은 변화를 기대하지 않는다며 심드렁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새 대통령의 미국에 대한 정책이 부드러워질 것으로 기대는 하지만 최고 지도자 호메이니가 대통령 위에 버티고 있어 정책이 확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심드렁은 또 병이 낫지도 않고, 더 악화되지도 않고 오래 가는 것을 말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부모를 간병하는 자식이 "아버지 병환이 차도도 없고, 나빠지지도 않고 늘 그래요"라고 할 때가 있지요. 이런 상태를 나타내는 단어가 심드렁인데 상황에 맞게 쓰기 어려운 용어입니다.

◇ 엔시엔디

'엔시엔디'(NCND)는 "Neither Confirm Nor Deny"의 머리글자를 딴 단어인데, 영어 문장 그대로 해석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합니다. 어떤 설명이나 논평, 설명을 요구받고 답변을 거부하는 '노코멘트'(No Comment)와 약간 다릅니다.

NCND는 외교적인 수사로 쓰입니다. 미국이 한때 남한에 핵무기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고 모호하게 NCND로 일관한 일이 있습니다. 지금은 핵무기가 철수돼 없지만 냉전 시대에는 초유의 관심사였습니다.

이스라엘은 NCND를 잘 활용하는 나라입니다. 이스라엘은 핵무기 보유 여부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않고 아예 말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국제 사회는 이스라엘을 핵보유국으로 믿고 있습니다. 그러니 주변의 큰 나라들이 작은 나라 이스라엘을 깔보지 못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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