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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비 늘려라 트럼프 발언 계기, 中 대만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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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7. 24. 18:16

'친미·독립' 민진당 노선 겨냥
미국의 바둑돌이 되려 해
대만인에 심각한 화 초래 주장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만이 국방비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사실을 두고 중국 정부가 대만 집권 민주진보당(민진당)을 겨냥해 미국의 '바둑돌'이 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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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광훈련에 임하고 있는 대만군. 대만은 현재 국방비를 늘리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의 요구에 적극 호응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이 대만을 비난하는 것은 당연할 수밖에 없다./AP.
중국의 대만 담당 기구인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주펑롄(朱鳳蓮)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만이 미국에 '보호비'를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참모는 대만 군비가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올라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어떻게 보는가"라는 질문에 "섬(대만) 민중은 미국이 영원히 '미국 이익 우선'을 고수할 것이라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대만이 예외일 수 없다는 점 역시 똑똑히 봐야 한다"고 즉각적으로 대답했다.

이어 "(대만 집권) 민진당 당국은 기꺼이 '바둑돌'(棋子)이 되려 할 뿐 아니라 완고하게 미국에 기대 독립을 도모하려 한다"고 주장한 다음 "원칙도 한계선도 없이 외부 세력에 들러붙고 대만을 팔고 해치는 나쁜 한길만 간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바둑돌'은 결국 '사석(버리는 바둑돌)'이 될 뿐이다. 대만을 위험한 지경에 밀어 넣을 것"이라면서 "대만 동포에 심각한 화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주 대변인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놔둔 채 민진당만을 꼭 집어 비난한 것은 그의 발언 논란을 계기로 민진당의 '독립·친미' 노선이 잘못됐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에 힘을 실으려는 행보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의 요구에 적극 호응하는 민진당에 경종을 울리겠다는 생각과도 무관하지 않다고 해야 한다.
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대만군이 22일부터 진행 중인 연례 한광(漢光)훈련에 대한 비난도 쏟아냈다. 내용 역시 "그들(민진당 당국)은 이른바 '대륙(중국) 위협'을 과장하면서 대만의 보통 사람의 피땀 어린 돈을 미국 무기를 사는 데 멋대로 쓰고 있다. 온갖 방법으로 미국에 영합해 대만을 '대만 독립' 전차에 묶어 대만 민중을 총알받이로 만든다"면서 "점점 더 많은 대만 민중이 이에 강한 반대와 불만을 표하고 있다"고 주장할 만큼 수위가 높았다.

한광훈련은 대만이 중국군의 무력 침공 상황을 가정해 격퇴 능력과 방어 태세를 점검하기 위해 1984년부터 해마다 실시해온 대규모 훈련이다. 26일 다소 형식적이던 예전과는 확실히 다른 4박5일 동안의 실전 훈련 분위기의 막을 내릴 예정으로 있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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