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뇌물수수로 해임된 경찰서장…法 “해임 처분 적법해”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802010001213

글자크기

닫기

김형준 기자 | 송보정 인턴 기자

승인 : 2024. 08. 04. 09:00

여러 차례 재산상 이익 수수, 관련자 수사 개입
공정성·사회적 신뢰 훼손, 비난 가능성 높아
서울행정법원 박성일 기자
직무관련자로부터 재산상 이익을 취한 혐의 등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찰의 해임 처분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8부(이정희 부장판사)는 최근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해임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는 1년간 인천 지역의 한 경찰서장으로 근무했다. 근무 과정에서 지인인 골프클럽 대표 B씨를 통해 비회원임에도 회원가를 적용받아 차액 8만원을 수수했으며, 해당 골프클럽의 감사인 B씨가 연루된 음주운전 관련 사건을 수사하게 되자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해당 사건을 불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이후 A씨는 회원가로 B씨의 골프클럽을 이용해 차액 11만5000원을 수수했고, B씨에게 100만원 상당의 백화점 상품권도 받았다.
A씨는 B씨로부터 총 119만5000원 상당을 받은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2022년 4월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250만원을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양형이 무겁다고 보고 A씨에게 자격정지 1년 및 벌금 250만원을 선고하고, 상고가 진행되지 않아 형이 확정됐다.

경찰청 경찰공무원 중앙징계위원회는 유죄로 판단된 원고의 뇌물수수 혐의를 징계사유로 인정해 2023년 5월에 A씨에게 해임 처분을 내렸다. 해임된 A씨는 인사혁신처 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 처분 등의 취소 또는 감경을 구하는 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됐고, 이에 "해임 처분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한 처분으로 취소돼야 한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당시 관내의 모든 범죄수사에 관해 직무결정권을 갖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지위에 있었기에 자신이 한 행위의 법률적인 의미·영향에 대해 잘 알고 있었을 것"이라며 "해임 처분이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이어 "원고는 관할지역의 골프클럽 대표로부터 여러 차례 재산상 이익을 수수해 공무원 직무집행의 불가매수성과 공정성 및 사회적 신뢰를 훼손해 비난 가능성이 높다"면서 "해임 처분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직기강의 확립·경찰 조직에 대한 신뢰 회복이 원고가 입게 될 불이익보다 결코 작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김형준 기자
송보정 인턴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