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343만쌍 결혼, 中 인구 감소 위기 본격화

10년 사이에 반토막 나는 재앙 직면
1980년 이후 최소 기록
경제난 등 요인으로 감소세 계속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한 중국의 올해 상반기 혼인신고 건수가 343만건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구 감소 위기가 본격화할 것이 확실해졌다고 단언해도 괜찮을 것 같다.

중국의 일반적인 결혼식 장면. 최근에는 결혼 자체가 줄어들어 이런 광경도 자주 보기 어려워졌다./메이르징지신원.

메이르징지신원(每日經濟新聞)을 비롯한 매체들이 중국 민정부가 최근 발표한 통계를 인용해 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올해 1∼2분기 혼인 및 이혼 신고 건서는 각각 343만건과 127만4000건에 이르렀다. 이혼 건수 역시 만만치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올해 상반기 혼인 신고 건수는 작년 같은 기간의 392만8000건에 비해 49만8000건이나 줄어든 것으로 무려 12.7%나 감소했다. 이는 2013년 이후 최소 기록이다. 2014년 상반기의 694만건과 비교하면 10년 새 반토막이 났다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 당 기관지 런민르바오(人民日報)의 자매지 환추스바오(環球時報)는 혼인 신고 데이터를 추적, 관찰해온 베트남 화교 출신의 인구 연구자 허야푸(何亞福)의 말을 인용, 올해 연간 혼인 신고 건수가 1980년 이래 가장 적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매체들의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에서는 춘제(春節·설) 기간에 결혼하는 커플이 많다. 통상 상반기 혼인 등록 건수가 하반기에 비해 많다. 때문에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 혼인 신고는 총 660만쌍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연간 혼인 신고 건수는 2013년 1346만9000건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줄곧 감소세를 기록했다. 심지어 2019년에는 전년에 비해 8.5% 감소한 927만3000건을 기록, 처음으로 '1000만건'의 벽이 깨진 바도 있다. 이어 2020년 814만3000건(12.2% 감소), 2021년 764만3000건(6.1% 감소), 2022년 683만5000건(10.6% 감소)으로 가파른 하락세를 이어갔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코로나19 봉쇄가 해제된 작년에 그간 결혼을 미루던 커플들이 짝을 맺으면서 혼인신고 건수가 768만건으로 반등했다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반짝' 효과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중국의 결혼 건수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감소한 사실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1987년 이후 출산율이 꾸준히 감소한 것이 직격탄이 됐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경제난과 취업난으로 청년들이 결혼을 '포기'하는 세태 역시 원인으로 꼽아야 한다. 한국뿐 아니라 중국도 심각한 인구 감소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