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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산호초가 알려준 기후변화 비밀…인근 해수온도, 400년 만에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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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승인 : 2024. 08. 08. 14:18

twitter - GBR
해양 생물학자들은 해수 온도가 올라가면서 수백 년 동안 살 수 있는 바위 산호가 하얗게 변하면서 죽어갈 것이라고 우려한다. /사진: 엑스(구 트위터) @theundertow.ocean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군락인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의 해수 온도가 40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사실이 호주 과학자들의 최신 연구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호주 일간 가디언은 8일(현지시간) 1618년 이후 모든 해의 해수 온도를 분석한 결과 올해 3월이 지난 407년 만에 가장 뜨거웠으며, 1900년 이전 평균보다 섭씨 1.73도 더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1년에 1cm 전후로 자라는 산호들은 매년 나이테와 비슷한 띠를 형성하는데 이를 통해 나이를 확인할 수 있다. 이 띠 사이에 있는 화학물질인 스트론튬과 산소 유형은 물의 온도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이를 분석하면 산호의 나이별로 당시 해수면의 온도를 측정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은 열에 민감한 산호초는 해수 온도가 올랐던 해마다 심각한 피해를 보았다면서, 지구온난화가 해결되지 않으면 해양생태계가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호초는 바다의 생물다양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지역으로, 수많은 해양생물에게 서식지와 먹이를 제공한다. 산호는 해저의 1%도 덮고 있지 못하지만, 모든 해양 생물종의 4분의 1가량이 산호로부터 먹이와 은신처를 제공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호주 북동부 해안에서 1000km 이상 뻗어 있는 그레이트 배리어 리프는 호주의 주요 관광지로, 약 6만4000개의 일자리를 지원하고, 연간 경제 유발효과는 한화로 약 6조원에 이른다.

호주 관광업계 관계자는 "열에 민감한 산호는 해수 온도가 지나치게 올라가면 하얗게 변하는 백화 현상을 겪는다"며 "일부 다이빙 가이드들이 이곳이 방문할 가치가 없다는 소문이 나는 것을 걱정해 손님들에게 기후변화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려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발표된 이 연구는 최근 수십 년 동안의 극단적인 기온은 주로 화석 연료를 태울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 없이는 발생할 수 없다는 것도 발견했다. 과학자들은 "기후위기로 산호초에 가해지는 실존적 위협이 이제 현실화됐다"며 "온실가스 배출에 대한 야심차고 신속한 감축 없이는 자연의 경이로움 중 하나가 종말을 맞게 되는 것을 곧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유엔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은 전 세계 산호초가 1957년 이후 이미 절반으로 줄었다면서, 대기온도가 산업화 이전 수준보다 섭씨 1.5도 상승하면 산호초가 70~90% 더 감소하고, 섭씨 2도가 올라가면 99% 이상이 사멸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이대원 시드니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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