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브라질서 X 못쓴다…‘사법 방해’ 혐의 전면차단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1010000215

글자크기

닫기

최효극 기자

승인 : 2024. 09. 01. 11:47

'전 정부 가짜뉴스' 차단 조치가 발단
특정계정 삭제 거부 X에 44억원 벌금
"브라질 좌파정부와 우파 X의 갈등"
Brazil Musk X Shutdown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브라질 대법관이 브라질리아에서 법정 심리에 참석하고 있다. 2023.6.23. /AP 연합뉴스
브라질이 31일(현지시간) 새벽 자국 법을 준수하지 않은 이유로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의 접속을 차단했다.

알레샨드리 지 모라이스 대법관은 지난 30일 X가 328만달러(약 44억원)의 벌금을 납부하고 자국 내 법적 대표를 임명하는 등 법원의 명령을 준수할 때까지 브라질에서 X의 사용을 즉각 전면 중지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모라이스 대법관은 "X는 반복적이고 의식적으로 브라질 사법 시스템을 무시했다"며 "브라질에서 무법천지 환경을 조성한 책임이 있다"라고 적시했다.

브라질에서 2200만 명 이상이 사용하는 X의 차단은 브라질 최고 법원과 우파 머스크 간 몇 달에 걸친 정치적 갈등의 절정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보도했다.
모라이스(55)는 상파울루 시 공공안전을 담당하며 범죄와 싸우는데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대법관으로 임명되고 2년 뒤인 2019년 전 극우 대통령 자이르 보우소나르 정부가 생산한 '가짜 뉴스' 수사를 주도하면서 주목 받았다.

아직도 진행 중인 수사는 거짓말과 왜곡 정보를 퍼뜨려 정적을 공격하려는 목적으로 보우소나르 대통령궁 안에서 공작을 벌였던, 모라이스가 '증오의 내각'이라고 부르는 조직을 파헤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보우소나르 진영이 퍼뜨린 가짜뉴스 중 하나는 브라질 전자 투표시스템이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모라이스는 또 2022년 대선에서 좌파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 시우바에게 패배한 결과를 뒤집기 위해 보우소나루가 군사 쿠데타를 일으키려 했던 음모와 룰라 대통령이 취임한 지 일주일 후 정부 건물에 침입하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한 혐의도 조사하고 있다.

그는 브라질 역사상 최초로 전 대통령인 보우소나루의 피선거권을 8년간 박탈했다.

지지자들은 그를 민주주의 수호자로 보지만, 비판자들은 그가 정치인과 사업가들의 가택을 급습하고, 재판 없이 체포하고, 은행 계좌를 동결하는 등 강압적 방법을 사용했다고 비난하고 있다.

머스크는 모라이스를 '해리 포터'에 등장하는 악당인 볼드모트에 비유하면서 "판사로 가장한 최악의 독재자"라고 비난했다.

모라이스 판사는 '가짜 뉴스'와 싸우면서 소셜미디어 네트워크에 브라질 제도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한 정치인과 인플루언서들의 게시물 삭제를 지시했다. 해당 게시물 대부분은 2022년 재선 패배를 부정하는 보우소나루 지지자들의 것이었다.

이 지점에서 머스크의 X와 충돌이 시작됐다.

머스크가 모라이스의 결정에 도전해 특정 계정을 재활성화 하겠다고 말한 후, 모라이스는 4월 '사법 방해' 혐의로 머스크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모라이스는 지난 28일 X가 브라질 법률에 따라 법적 대표자를 임명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고 29일 머스크의 스타링크 인터넷 회사의 현지 은행계좌를 차단했다. X에 부과된 벌금을 충당하는 데 사용하려는 조치였다.

X가 차단된 뒤 수많은 브라질인들이 경쟁 네트워크인 블루스카이로 피신해, 블루스카이는 지난 이틀 동안 사용자가 50만 명이 늘었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최효극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