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라진 친강 전 中 외교부장, 국영 출판사로 좌천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09010005549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9. 09. 13:49

불륜설로 낙마한 후 자살, 투옥설 파다
최근 외교부 산하 세계지식출판사로 좌천
선궈팡 전 부장조리도 좌천돼 근무 경험
리빈 전 주한 대사 역시 비슷한 케이스
clip20240909134357
외교부 산하 세계지식출판사의 낮은 직급으로 좌천된 친강 전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화려한 커리어의 인생이 끝났다고 해야 할 것 같다./환추스바오(環球時報).
불륜설 등의 비리로 낙마한 후 공식석상에서 1년여 전 완전히 사라진 친강(秦剛·58) 전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장관)이 중국 외교부 산하의 세계지식출판사로 좌천돼 낮은 직급의 한직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동안의 여러 전례를 상기할 경우 사실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보인다.

중국 권부(權府)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들의 9일 전언에 따르면 친 전 위원 겸 부장은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의 총애를 받던 정통 외교 관리로 56세 때인 2022년 12월에 외교부장으로 발탁되는 기염을 토한 것으로 유명하다. 급기야 지난해 3월에는 국무위원으로까지 초고속 승진, 차세대 당정 최고 지도자 후보로 급부상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25일 중국 특유의 공격적인 '전랑(戰狼·늑대 전사) 외교'의 상징으로 불린 사실이 무색하게 갑자기 공석에서 자취를 감춰 거취에 대한 의문을 자아냈다. 이후 7월에 외교부장에서 해임되더니 10월에는 국무위원 자리까지 박탈당했다. 이로 인해 그는 1950년대 이후 최단명 외교부장이라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현재 널리 알려진 그의 낙마 이유로는 여러가지가 있다. 우선 홍콩 펑황(鳳凰)TV 소속이었던 푸샤오톈(傅曉田·41) 전 앵커와의 불륜설을 꼽을 수 있다. 게다가 그녀와의 사이에 아들까지 출산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 강력 처벌을 받을 수준은 아니나 외교부장 직무를 수행하기에는 중대한 결격 사유라고 할 수 있다.
유명 인플루언서이기도 한 푸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던 각종 글과 사진들이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의 정보기관들에 의해 중요한 자료로 활용됐다는 사실 역시 거론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가 흘리지 않았다면 푸가 절대로 알기 어려운 내용들까지 있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중국 정보 당국이 가만히 있는다면 이상하다고 해야 한다.

여기에 시 주석에 대한 맹목적 아부와 이의 반대급부인 쾌속 승진이 주변 동료들의 질투와 견제를 불러온 사실 역시 무시하기 어렵다. 실제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그가 외교부장에 임명됐을 때 다수의 외교부 고위 관리들이 강력 반발하면서 분위기를 상당히 심각한 상황으로 몰아갔다고 한다. 심지어 일부는 사정 기관에 그의 각종 비리 및 의혹을 적시해 투서까지 한 것으로도 전해지고 있다.

clip20240909134231
외교부 부장조리로 근무하다 세계지식출판사의 총편집으로 좌천됐던 선궈팡 전 중국 유엔대사./환추스바오.
그러나 그는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최악의 결과는 피했다. 앞으로도 처벌은 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화려했던 커리어의 인생은 끝났다고 해도 좋다. 자신이 자초했다고 해야 할 이런 비극은 사실 그만 겪는 것은 아니다. 외교부 내에 비슷한 케이스가 여럿이나 있다. 우선 선궈팡(沈國放·72) 전 유엔대사와 부장조리(차관보)의 케이스를 꼽을 수 있다. 모종의 비리를 저지른 탓에 친 전 부장이 좌천된 세계지식출판사의 총편집(편집국장)으로 쫓겨간 바 있다.

clip20240909133824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좌천됐던 리빈 전 주한 대사./환추스바오.
리빈(李濱·68) 전 주한 대사도 빠질 수 없다. 2001년부터 약 4년여 동안 한국에서 근무하는 동안 숱한 정보를 흘린 사실이 드러나 2007년 1월 외교부 산하 국제문제연구소 연구원으로 좌천되면서 직급이 수직 강등되는 굴욕을 겪었다. 친 전 위원 겸 부장이 땅을 치고 억울해할 필요까지는 없지 않나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