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다시 짝퉁의 사회로, 中 경기 침체가 강요한 눈물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29010016382

글자크기

닫기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4. 09. 29. 18:04

중국은 원래 세계적 짝퉁 국가
한때는 경기 활황으로 명품 사회 진입
하지만 청년들 필두로 다시 짝퉁 사회 회귀
중국인들이 다시 지난 세기 말까지 중국을 상징하면서 해외에서도 맹위를 떨친 짝퉁의 사회로 회귀하고 있다. 특히 취업난에 시달리는 청년들은 아예 철저한 짝퉁족을 자임하면서 완전히 짝퉁 인생을 사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clip20240929180229
중국의 한 유명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하는 루루레몬의 짝퉁. 판매가가 정품의 4분의 1에 불과하다. 중국이 다시 짝퉁의 사회로 회귀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듯하다./징지르바오.
중국은 원래 짝퉁에 관한 한 G1이라고 해도 좋았다. 그것도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짝퉁대국이었다. 한때 "엄마 이외에는 다 가짜!"라는 유행어가 있었다면 더 이상 설명은 필요 없다. 그러나 금세기 들어 경제가 쾌속 발전하면서 상황이 다소 바뀌게 됐다. 짝퉁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나 명품 소비 역시 폭발하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만 해도 중국인들이 세계 명품 시장을 좌우한 것은 다 까닭이 있었다고 해야 한다.

그러나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관영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직면하게 된 경기 침체로 상황이 다시 반전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평균적으로 주머니 사정이 나빠지다보니 중국인들이 이전처럼 짝퉁에 눈을 돌리게 됐다고 보면 되지 않나 싶다.

최근 취업난에 신음하는 청년들의 소비 행태를 보면 잘 알 수 있다. 명품 소비와는 거리가 한참이나 멀다. 대신 짝퉁 소비에는 말 그대로 진심이다. 기가 막힌 짝퉁 관련 신조어가 최근 유행을 하는 것을 봐도 좋다. 핑티핀(平替品)이 바로 그것이다. 시장 등에서 파는 대체품이라는 뜻에서 짝퉁이라는 사실은 별로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사례를 꼽아봐야 할 것 같다. 요가 의상으로 유명한 룰루레몬의 바지 정품을 우선 거론할 수 있다. 정품 가격이 750 위안(元·14만 원)이나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단돈 35 위안에 불과하다. 삼성의 짝퉁 스마트폰 세임성(Samesung)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제품별로 가격의 차이가 있기는 하나 3000 위안 전후에 구입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현재 중국 경제는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하의 물가 하락)으로 고생하고 있다. 올해 경제 성장률 목표 5% 안팎의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까지 관측되고 있다. 중국 경제 당국이 백방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는 하나 향후 전망도 나쁘다. 내년 1∼2%의 저성장이 예상된다면 분명 그렇다고 해야 한다. 중국인들의 짝퉁 소비가 앞으로도 상당 기간 유행할 게 거의 확실해 보인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