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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청 24시] 지역경찰 전산 업무역량 특별점검에…“망신주기”vs“필요한 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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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민훈 기자

승인 : 2024. 11. 04. 18:00

경찰청, 오는 15일까지 2주간 500명 규모 점검단 투입
지역관서 팀장 및 전산 업무역량 부족 7~8000명 대상
"망신주기 점검"vs"점검 정례화해야" 엇갈린 반응 나와
경찰청
경찰청. /박성일 기자
경찰청이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하며 전산 업무역량이 부족한 경찰관을 대상으로 '지역경찰 전산 업무역량 특별점검'에 나섰다. 이를 두고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망신주기식 명단 공개"라며 전면 중지를 요구하는 반면 젊은 경찰관들을 사이에선 "꼭 필요한 점검"이라며 엇갈린 반응이 나오고 있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청은 4일부터 오는 15일까지 2주간 총 532명 규모의 점검단을 꾸려 전국 지구대·파출소에서 근무 중인 팀장 및 전산 업무역량 부족자에 대한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이번 특별점검 대상자는 약 7~8000명 규모로, 팀장을 제외한 나머지 인원은 올해 2월부터 8개월 동안 킥스(형사사법정보시스템·KICS)에 한 번도 접속하지 않고, 유의미한 사건 보고서를 처리하지 않은 이들이다.

경찰청은 지난해 처음으로 지역경찰 전산 업무역량 점검을 벌여 지구대·파출소 근무자들에 대한 역량을 들여다봤고, 그 결과 일부 지역에서 킥스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경찰관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청은 이후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3개월간 전국 18개 시도경찰청에 지침을 내려 전산 업무가 미숙하거나 부족한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을 시행해 3차례 걸쳐 평가를 완료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산 업무처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경찰관이 다수 확인돼 올해 2월부터 작년에 이어 점검을 벌이겠다고 사전 감사예고를 했다.

경찰청은 사건 감사예고 기간이 도래한 이달 4일부터 특별점검을 실시하고, 점검 결과를 바탕으로 해마다 주기적으로 점검을 벌일지 상시 체제로 바꿀지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경찰청이 지역경찰의 전산 업무역량을 높여 법 집행 절차를 정확하고 올바르게 정립하겠다는 구상이다. 지구대·파출소의 경우 킥스에 사건 처리 요소를 제대로 입력하지 않게 되면 증거가 누락되거나 절차 위반, 인권 침해 요소 등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건 첫 단추를 잘못 꿰면 추후 수사 과정에서 부실 또는 미제로 빠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지구대·파출소 단계에서 완결성을 높여 수사의 효율성도 높인다는 게 경찰청의 구상이다.

하지만 직협은 현장을 모르고 만든 특별점검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직협은 지난달 31일 경찰 내부망에 '지역경찰 전산 업무역량 특별점검 규탄'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점검 전면 중지와 지역 경찰들의 의견을 수렴해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점검이 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직협은 또 킥스 미접속, 미사용자의 경우 각자 사정이 있을 수 있고, 그 사유가 지극히 개인적인 경우가 있어 경찰서 전체에 (특별점검 대상) 명단이 공개되는 일은 해당 경찰관의 인권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신임 또는 젊은 경찰관들 사이에선 직협의 입장과 달리 점검을 정례화해 지역관서 근무 인원들의 전산처리 업무역량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킥스에 사건 처리 과정을 입력할 줄 모르면 법 집행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작년 점검에서 문제가 발생해 일괄 교육을 실시했음에도 올해도 개선이 되지 않은 부분이 확인돼 특별점검을 실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킥스를 잘 사용할 줄 아는 사람에게만 일이 쏠리게 되고, 결국 인력의 비효율성이 생길 수밖에 없다"며 "이 기회로 팀장들의 역량 증진은 물론 전반적인 부분을 바로잡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정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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