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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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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기자

승인 : 2024. 11. 11. 09:31

개관 200주년 내셔널 갤러리서 본 서양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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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 표지. /하준서림
올해로 개관 200주년을 맞는 런던 내셔널 갤러리는 2300여 점의 걸작을 소장한, 서양미술사를 개괄할 수 있는 독보적 공간이다. 서양미술사의 고전으로 불리는 에른스트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에 가장 많은 도판이 실린 미술관 역시 내셔널 갤러리이다. 13세기부터 20세기까지 시대순으로 작품을 전시하고 있어 전시실을 순서대로 돌아보는 것만으로 서양미술의 지도가 머릿속에 그려진다.

원근법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렘브란트는 자신의 고독한 마지막을 어떻게 표현했나? 종교개혁이 미술에 끼친 영향은 무엇일까? 평소 역사화를 경멸하던 에두아르 마네는 왜 역사화를 그렸을까? 반 고흐가 해바라기를 그린 까닭은 무엇일까? 폴 세잔의 '시선'은 어떻게 현대미술의 문을 열었을까? 작품 한 점 한 점을 깊이 있게 들여다보며 서양미술사를 한눈에 꿰뚫는 '내셔널 갤러리에서 보낸 500일'이 출간됐다. 내셔널 갤러리에서 500일 이상을 보내고 200회 이상 해설한 도슨트 유승연의 첫 책이다.

이 책은 내셔널 갤러리가 지닌 사회적 의미도 놓치지 않는다. 내셔널 갤러리의 역사로 시작해 세계대전 중 열린 음악회, 무료 운영 정책이 갖는 진정한 의미, '네 번째 좌대 프로젝트' 등 약자를 향한 시각과 공공성의 가치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내셔널 갤러리가 지금까지 해온, 그리고 앞으로 해나갈 활동을 보면 대중과 단절되지 않고 사회의 변화에 귀 기울일 때 예술이 어떤 힘을 갖는지를 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역사가 숨 쉬는 웨스트민스터 사원과 세인트 폴 대성당, 오늘의 런던을 보여주는 테이트 모던 미술관 등 런던의 명소도 함께 소개한다.

책에는 내셔널 갤러리 작품 외에도 관련 작품까지 포함하여 총 140점이 넘는 도판을 풍성하게 수록했다. 또한 신성로마제국의 흥망, 합스부르크 가문의 역사, 잉글랜드 종교개혁 등 서양미술사의 중요한 전환점을 다룬 역사적 사건들을 별도 페이지로 구성해 독자의 이해를 도왔다. 더불어, 세인즈버리관에서 시작해 서관, 북관, 동관으로 이어지는 관람객의 동선에 따라 내셔널 갤러리 전경과 각 전시실 풍경을 담은 사진을 수록하여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한다.
하준서림. 276쪽.

전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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