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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승’의 송강호, “저한테는 모험심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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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12. 05. 13:38

새로움에 대한 갈증 있어…'초록물고기'는 내 첫승
송강호
송강호가 영화 '1승'에서 특유의 코미디 연기로 웃음과 감동을 선사한다./제공=아티스트유나이티드
송강호 특유의 허술한 듯 치밀하게 계산된 코미디 연기는 박진감 넘치는 배구 장면과 더불어 영화 '1승'의 가장 큰 볼 거리다. 이번 작품에서 그는 패배가 익숙한 여자 배구팀 '핑크스톰'의 감독 '우진' 역을 맡았는데, 극 중 고교 시절 자신을 버리고 떠난 은사와 적장으로 재회하는 장면에서 애써 예의를 지키면서도 구시렁대는 모습은 원망과 그리움같은 복잡미묘한 감정까지 웃음에 모두 담아내는 내공을 과시한다.

개봉 이틀 전인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송강호는 "원래도 시즌이면 중계방송을 빼놓지 않고 볼 만큼 배구 팬이다. 출연 제의를 수락한 이유이기도 하다"면서 "스포츠가 소재인 작품에서 해학적인 측면에 무게를 두며 자연스러운 코믹 연기를 선보이기는 아마도 '반칙왕' 이후 24년만인 것같다"고 말했다.

1승
지난 4일 개봉한 '1승'에서 송강호는 패배가 익숙한 여자 배구팀 '핑크스톰'의 사령탑 '우진' 역을 연기한다./제공=아티스트유나이티드
이렇듯 배구라는 소재에 먼저 끌렸지만, 연출과 시나리오를 맡은 신연식 감독에 대한 호감도 출연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2016년 '동주'를 보면서 시나리오 작가인 신 감독의 독특한 필력에 반했고, 4년 후 신 감독이 배구가 소재인 작품을 준비중이란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만나 의기투합했다. 이 때 맺은 인연은 올 봄 디즈니플러스(OTT)를 통해 방영됐던 '삼식이 삼촌'으로 이어져 베테랑 송강호에게 첫 드라마 출연이란 새로운 이력을 안겨줬다.

국제적인 지명도를 자랑하는 50대 후반의 연기파 배우가 이처럼 흥행 실력을 검증받지 않은 연출자와 손잡고 연달아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예나 지금이나 흥행 성공 여부는 제겐 작품 선택의 기준이 아닙니다. 새로운 것에 대한 갈증이 늘 있기 때문이죠. 그러다 보니 (흥행이) 잘 될 때도 있고, 요즘처럼 안 될 때도 있지만 앞으로도 제 기본적인 생각은 바뀌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일까, 제목인 '1승'이 마음에 더 와닿는다고 털어놨다. 송강호는 "마음먹은대로 일이 안 풀려 자신감을 잃어버리고 위축될 때 이 영화를 보고 '나만의 1승은 무엇일까' 되돌아볼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 '1승'의 영화적 가치는 충분할 듯 싶다"면서 배우 인생에서 최초의 1승을 묻는 질문에 "연극을 그만두고 이창동 감독의 '초록물고기'에 출연했을 때다. 모든 걸 걸고 제대로 연기한 첫 영화란 점에서 그렇다"고 답했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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