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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네마산책] 단언컨대 올해 가장 ‘센’ 영화, ‘서브스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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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준 기자

승인 : 2024. 12. 10. 10:22

상상 초월 표현 수위에 뒷골 얼얼…데미 무어 열연 돋보여
서브스턴스
데미 무어 주연의 올해 칸 국제영화제 각본상 수상작 '서브스턴스'가 11일 개봉한다./제공-뉴(NEW)
'엘리자베스'(데미 무어)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입성할 정도의 대스타였지만, 지금은 TV 에어로빅쇼 진행자로 전락한 신세다. 오십줄로 접어든 날, 늙었다는 이유로 프로듀서 '하비'(데니스 퀘이드)에게 해고당한 '엘리자베스'는 귀가하던 중 차 사고로 병원에 실려가고, 그곳에서 만난 매력적인 남성 간호사로부터 '서브스턴스'란 약물을 권유 받는다. '서브스턴스'에 의해 젊고 아름다운 '수'(마가렛 퀄리)로 다시 태어난 '엘리자베스', 그러나 생각하지도 못했던 문제가 발생한다.

11일 개봉하는 '서브스턴스'는 단언컨대 올해 극장에서 공개된 국내외 영화들 가운데 가장 세다! 완벽한 수미쌍관을 이뤄 군더더기 없이 폭주하는 이야기 전개와 오감의 밑바닥까지 밀어붙이는 표현 수위에 보고 나면 뒷골이 얼얼할 정도다. 지난 5월에 열린 제77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았는데, 황금종려상 수상작인 '아노라'와 더불어 대중적인 화법을 지닌 작품에 시선을 돌리기 시작한 칸의 최근 기류를 상징한다.

연출과 각본을 겸한 프랑스 출신 여성 감독 코랄리 파르자는 여성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우리 사회 일부의 왜곡된 시선을 비판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두들겨패듯 마구 조롱하며 야유한다. 이를 위해 선택한 표현 방식은 매우 적나라하고, 선배 거장들의 작품을 참고한 듯한 흔적이 짙다. 데이빗 크로넨버그 감독의 '비디오 드롬'과 '플라이', 피터 잭슨 감독의 '데드 얼라이브', 존 카펜터 감독의 '괴물' 등은 이 영화의 뿌리가 어디에서 비롯됐는지를 잘 설명해줄 듯 싶다.

데미 무어의 파격적인 열연은 입을 다물지 못하게 한다. 60대의 나이에도 누드와 흉물스러운 분장을 불사하는 용기가 우선 놀랍지만, 회춘하고 싶은 욕심으로 무너져가는 한 여성의 내면을 섬세하게 파고드는 심리 연기가 관록을 과시한다. 기획 단계에서 무어는 자신의 캐스팅을 염두에 두지 않았던 파르자 감독을 만나 자서전을 선물하는 등 적극적인 출연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서브스턴스
영화 '서브스턴스'에서 주인공 '엘리자베스'의 젊은 분신 '수' 역을 연기한 마가렛 퀄리는 모델 출신의 라이징 스타다./제공=뉴(NEW)
또 주인공의 분신 '수' 역을 맡은 마가렛 퀄리의 호연도 그냥 지나치기 어렵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원스 어폰 어 타임…인 할리우드'로 얼굴을 알린 모델 출신이며, 어머니가 '네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앤디 맥도웰이다. 눈 주위가 왠지 낯익은 이유는 그래서다. 당연히 청소년 관람불가다.
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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