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美 보험사 대표 죽인 ‘고스트건’은?…미얀마 반군도 쓴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1211010006618

글자크기

닫기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승인 : 2024. 12. 11. 14:50

FGPZyUaWQAcNEu0
3D 프린터를 이용해 만든 총 FGC-9을 들고 있는 미얀마 시민방위군(PDF)의 모습/트위터 캡쳐 갈무리
미국 최대 의료보험사인 유나이티드 헬스그룹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CEO) 피살 사건에 사용된 총기가 고스트 건(총기 등록이 없는 자체 제작 총기)인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스트레이츠타임스는 고스트 건을 조명하며 추적이 어려운 고스트 건이 유럽과 호주의 극우단체들과 미얀마 반군 세력 등의 손에 들어가며 전 세계적으로 위협이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고스트건은 3D 프린터를 이용하거나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부품을 조립하여 제작할 수 있는 미등록 총기다. 전통적인 총기와 달리 제조사나 소유자를 추적할 수 있는 일련번호가 없어 범죄에 사용될 경우 수사에 큰 어려움을 준다.

글록 9mm 권총부터 AK-47 돌격 소총까지 다양한 총기 키트가 존재해 조립만 하면 완벽하게 작동하는 치명적인 무기가 된다. 조립하기도 쉽고 비용도 저렴하다. 최근에는 3D 프린터를 보유한 사람들이 직접 만들 수 있도록 설계도 등을 판매하기도 한다. 브라이언 톰슨을 살해한 루이지 만조니도 9㎜ 탄환을 발사할 수 있고 소음기가 장착된 고스트건을 소지하고 있었다.
CNN의 정보 분석가인 존 밀러는 "오늘날 사람들은 집 거실에 앉아 컴퓨터에 로그인하고, 소프트웨어를 켜서 프린터로 신호를 보내 사람을 죽일 수 있는 기관총을 인쇄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고스트건에는 일련번호도 없고 사용된 부품도 규제받지 않아 추적이 거의 불가능하다. 미국에서 고스트건 제작 키트를 구매하는 사람들은 총기와 달리 신원조사를 받거나 일정 기간 기다려야 할 필요도 없다. 범죄 기록이나 정신 건강 문제로 인해 허가 받은 총기를 구매할 수 없는 사람도 손쉽게 구할 수 있다.

특히 3D 프린터로 '인쇄'된 고스트건은 유럽과 호주의 극우집단과 미얀마의 반(反)군부 세력의 손에 들어가 전 세계적으로도 위협이 커지고 있다.

2019년 독일의 지역 도시인 할레에서는 네오나치주의자인 슈테판 발리트가 3D 프린터로 만든 부품이 포함된 기관단총을 사용해 유대교 회당에 침입을 시도했다. 회당 진입에 실패한 그는 주변 행인들에게 총격을 가해 두 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미얀마에서는 시민방위군(PDF) 소속 전투원들이 3D 프린터로 만든 반자동 권총 FGC-9을 사용하며 미얀마군과 교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알자지라 다큐멘터리도 미얀마 정글 깊숙한 곳에 위치한 미얀마 반군의 작업장을 소개했는데 이 곳에선 최소 6대의 3D 프린터가 FGC-9과 돌격 소총인 M-16에 사용되는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고스트 건 제작에 관한 규제는 국가마다 다르다.

미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때 고스트 건 규제를 강화했다. 미국 주류·담배·화기 및 폭발물 단속국(ATF)은 고스트 건 키트를 판매하는 업체가 미완성 부품에 일련번호를 추가하고 구매자의 배경을 조사하도록 했다. 총기 판매상도 고스트 건 키트 판매 기록을 폐업할 때까지 보관해야 한다. 하지만 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서며 대법원에서 사건이 진행 중이다.

싱가포르는 3D 프린터로 총기와 관련 부품을 제작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한국에선 사제 총 제조 방법을 온라인에 공유하면 형사 처벌을 받을 수 있지만 총기 3D 프린팅은 규제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리나 하노이 특파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