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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지 않는 ‘얼죽신’ 열풍… 방배 아크로 청약 3만4000건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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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빈 기자

승인 : 2024. 12. 12. 18:02

정치불안 속 선방, 매매시장과 대조
시세차익 기대·실거주 편의성 갖춰
내년 공급감소 우려에 수요 더 상승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혼란 상황이 이어지고 있지만,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서는 여전히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아파트)'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선보인 분양 단지에는 수천, 수만명에 달하는 청약자가 몰렸다. 정부의 대출 조이기와 탄핵 정국에 따른 정치 불안 여파로 아파트 매매시장에 찬바람이 불고 있는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내년부터 서울 아파트 공급량이 급감할 것이란 전망에 집값 하방 리스크에도 새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수요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게 분양업계 분석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아크로 리츠카운티'(방백삼익 재건축 아파트)는 지난 10일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총 71가구 모집에 3만4279건의 청약통장을 끌어모았다. 평균 경쟁률은 483 대 1. 단 7가구만을 공급했던 전용면적 84㎡D형에는 5779건의 청약통장이 접수됐다. 경쟁률이 무려 825.57 대 1에 달했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가는 20억7800만~21억7100만원으로 결코 낮지 않았다"며 "하지만 인근 '방배그랑자이' 같은 평형이 29억3000만원 선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어 청약에 당첨될 경우 8억원가량의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청약 수요가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청약에 나선 성북구 삼선동2가 '창경궁 롯데캐슬 시그니처'(삼선5구역 재개발 아파트)도 청약 흥행에 성공했다. 260가구 모집에 6942명이 몰렸다. 이 단지가 언덕지형에 위치해 있어 주거 여건이 다소 아쉬운 점 등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성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단지가 한성대와 맞닿아 있는 등 주변에 학군과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데다, 일대에 10여년 만에 공급되는 신축 아파트라는 점이 수요자들에게 어필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체 543가구 규모의 강서구 등촌동 '힐스테이트 등촌역'도 좋은 분양 성적을 거뒀다. 지난 6일 139가구 모집에 4960명이 청약 신청했다. 전체 5개 주택형이 모두 1순위에서 청약 마감됐다. 현지 한 공인중개사는 "등촌역 일대는 100가구 정도의 나홀로 아파트가 많아 어느 정도 규모를 갖춘 신축 아파트에 대한 갈망이 큰 곳"이라며 "이 아파트 전용 84㎡형 분양가가 13억1600만~14억5400만원대로 저렴한 수준이 아닌데도 인기를 끈 것도 이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서울 아파트 청약시장에선 실거주 편의성 및 시세 차익 기대감을 동시에 갖춘 '똘똘한 한 채'를 분양받으려는 수요가 여전히 많다"며 "이런 가운데 내년 이후부터 서울 아파트 공급이 줄 것이라는 우려까지 겹치면서 다소 비싼 분양가에도 좋은 입지를 갖춘 곳에 청약 수요가 몰리는 건 당연한 현상"이라고 말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1만9000가구였던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내년 상반기 1만8000가구, 하반기 1만2000가구로 줄어든다. 2026년에는 상·하반기 다 합쳐 1만가구에도 못미친다. 조사를 시작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다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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