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정용진 신세계 회장
사업 경쟁력 회복… 성장동력 화두
손경식 CJ·정지선 현대百 회장
변화 파고 맞서 새로운 시도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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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사년 새해 주요 유통그룹 총수들이 신년사를 내놨다. 롯데·신세계·CJ·현대백화점 등 '빅4' 총수들의 신년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단연 '위기'였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고환율, 탄핵정국 등 그 어느 때보다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긴장감이 신년사 곳곳에 배어났다. 위기 속 기회 창출도 강조했다.
2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심사업 경쟁력 회복으로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경제 불확실성이 크고 내수시장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란 판단에 따른 메시지다. 특히 신 회장은 "체질개선을 통해 재도약의 토대를 다져야 한다"면서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유동성 위기설까지 겪으며 체질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여전히 시장에서는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는 상황을 조속히 해소하자는 주문이다. 글로벌 브랜드 가치 제고와 AI 내재화도 강조했다. 롯데는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해외사업 확장에 특히 공을 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실적 반등에 성공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올해도 '본업 경쟁력'을 신년사에서 강조했다. 정 회장이 바라보는 '본업'은 '1등 고객'을 아는 것이다. '경쟁력'은 이 '1등 고객'을 만족시키는 변화다. 정 회장은 "지금이 신세계가 또다시 혁신하고 변화할 적기"라며 "새로운 가치와 혁신에 기꺼이 비용을 지불하는 1등 고객의 갈증에 먼저 반응하고 집요하게 실행하는 신세계 본연의 DNA를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쇼핑에 휴식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스타필드를 통해 국내 유통의 패러다임을 변화시켰고, 공간혁신과 가격혁신의 이원화 전략으로 대형마트 포맷을 바꾼 이마트의 변화로 시장을 주도한 것에서 나온 자신감이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전례 없는 위기'를 강조했다. 신년사에서 '위기'란 단어만 8번 등장했다. 손 회장은 "올 한 해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절호의 기회로 만들 수도 있고 시장에 도태될 수도 있는 절체절명의 기로에 서 있다"면서 "위기를 극복하고 성장성을 회복하기 위해 가장 필수적인 것은 각 사업에서 초격차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경영방식을 답습하면 도태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하고, 성장을 위한 핵심 과제도 제시했다.
손 회장은 "글로벌 영토 확장을 통한 성장동력 확보와 각 사업에서 잠재적 기회를 발굴해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며 "그동안 우리는 성장의 기회가 이미 있었거나 새로운 기회가 열렸음에도 준비가 부족해 활용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앞서 지난 1일 신년사를 발표한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도 변화 대응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생태계의 변화에 대응해 새로운 시도를 적극적으로 실천해 성장의 동인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새로운 시도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갖게 하지만 그러한 성장통의 과정을 겪어야 성공이란 결과를 낳을 수 있다"며 올해 신규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할 것을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