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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적 지방 정부 빚에도 中 공무원 월급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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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승인 : 2025. 01. 04. 18:07

최근 10년 만에 평균 10만 원 인상
부진한 내수 등 경제 활성화 의도
지방 정부 부채 감안하면 무리수
부메랑 되면 상황 더 심각해질 수도
중국이 각급 경제 주체가 천문학적 부채의 덫에 허덕이는데도 최근 공무원 월급을 평균 500 위안(元·10만 원) 인상하는 조치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약 10년 만의 파격 결정으로 장기 부진에서 좀체 헤어나지 못하는 경제를 활성화하려는 의도로 풀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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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매체가 만평을 통해 박봉이라고 지적한 것에 부응이라도 하듯 중국이 공무원들의 월급을 10년 만에 평균 500 위안 인상했다. 경기 부양을 위한 고육책인 것으로도 보인다./징지르바오.
중국 경제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들의 4일 전언에 따르면 이번 임금 인상 소식은 최근에 발표됐으나 지난해 7월부터 소급 적용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기 부양 효과가 상당히 크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실제로 소식통들의 추산에 따르면 1000억∼1500억 위안의 경기 부양 효과가 기대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틀린 전망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할 경우 중국의 전체 공무원 수는 대략 1000만 명 전후에 이른다고 보면 크게 틀리지 않는다. 이들이 매년 6000 위안의 임금을 더 받는다고 가정할 경우 시중에 600억 위안이라는 자금이 더 풀릴 수 있다. 경기 부양 효과가 1000억∼1500억 위안에 이를 것이라는 분석은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하지만 GDP(국내총생산) 대비 최대 400%가 넘을지도 모른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각급 경제 주체들의 엄청난부채를 감안하면 얘기는 많이 달라진다. 정부가 스스로 알아서 허리때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정 반대의 정책을 쓴다는 비판이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여기에 각급 지방 정부들의 숨겨진 부채가 거의 천문학적인 규모에 이르는 현실까지 더할 경우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심지어 지방 정부들이 공무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한 자금 마련을 위해 무리수를 둘 경우 상황은 상상 외로 심각해질 수 있다. 또 다시 차입에 의존하면서 부채를 더욱 눈덩이처럼 불려나가지 말라는 법이 없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각급 지방 정부들의 차입금이 무려 9조8000억 위안에 이른 현실을 감안하면 절대 괜한 기우가 아니다.

게다가 공무원 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채 증가가 진짜 부메랑이 되면 상황은 더욱 겉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 부채 버블을 이기지 못하는 일부 정부들은 파산 상태에 내몰릴 수도 있다. 벌써 이름이 거론되는 곳들도 없지 않다.

따라서 지방 정부들의 경우 중앙의 월급 인상 결정을 그대로 따르는 것이 상당히 버거울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둥(山東)성 웨이하이(威海)시의 공무원 천펑하이(陳鳳海) 씨가 "우리 시의 경우 공무원 임금이 체불되는 경우가 가끔 있다. 일부 부처의 직원들은 임금도 삭감당했다. 이런 상황에서 임금 인상이 가당키나 한가? 체불이나 삭감만 안 돼도 다행이라고 해야 한다"면서 각급 지방 정부들의 임금 인상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지 않나 싶다.
홍순도 베이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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