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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치매 환자, 채소 직접 재배하고 건강주스 제공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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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 기자

승인 : 2025. 01. 07. 15:50

7일 도봉구 치매안심센터 내 초록기억카페 개소
서울시, 강서에 이어 도봉·양천 추가 오픈
초로기 치매환자 대상 우울감 개선 위해 마련
도봉구 초록기억카페
서울 도봉구 치매안심센터 내 초록기억카페 스마트팜 시설. /정재훈 기자
7일 오후 서울 도봉구 방학동 치매안심센터. 기존 치매 환자들과 가족들이 함께 스마트기기를 배우고 담소를 즐길 수 있었던 공간은 초로기 환자들이 직접 스마트팜에서 작물을 키우고 주스를 만들어주는 '초록기억카페'로 탈바꿈했다.

카페에 들어서자 새싹인삼, 비아그린, 그린웨이브, 카이피라 등 푸릇한 채소들이 스마트팜 가득 심어져 칙칙했던 공간을 초록빛으로 채웠다. 초로기 환자는 '주스마스터'로 변신해 방문자에게 직접 키운 채소를 활용한 건강주스를 제공했다.

65세 미만에서 발생하는 치매인 초로기 치매는 '젊은치매'라고 불리는 질환이다. 노인성 치매보다도 뇌 손상 진행 속도가 빠른 초로기 환자는 전체 치매환자 10명 중 1명으로 나타나며, 그 수치는 점차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초로기 환자는 노년기 치매에 비해 사회적 안전망이 미비하다. 실제로 활동이 왕성한 시기에 치매를 겪다 보니 환자 본인과 가족들의 사회·경제적인 부담이 크지만, 초로기 환자가 이용할 수 있는 지원 제도나 전문시설, 프로그램 등은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서울시는 초로기 치매 환자가 직접 재배한 채소로 음료 제조에서 서빙까지 카페 운영에 참여하며 사회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초록기억카페' 2곳을 추가로 개소했다. 그간 강서구에서만 이뤄졌던 초로기 환자의 사회 참여 프로그램을 도봉구와 양천구까지 확대한 것이다.

도봉구 치매안심센터에 마련된 초록기억카페는 직접 구매하는 방식이 아니라 치매안심센터에서 활동하신 분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코인'을 이용하면 된다. 카페는 스마트팜 수경재배 원예 프로그램과 카페 운영을 통한 사회참여프로그램을 접목한 형태로 운영한다.

이날 주스마스터로 나선 이덕심씨(63)는 "3년 전 처음 치매 판정을 받은 후에 할일 없이 혼자 있었다. 나와서 일을 하게 되면 '오늘도 뭔가에 보탬이 된 보람찬 하루구나'라는 생각에 즐겁다"며 "집에 있는 것보다는 활동을 하는게 건강에도 더 낫고, 새롭고 좋아서 자주 나오고 싶다"고 말했다.

도봉구 치매안심센터의 초로기 치매 환자 10명은 스마트팜 관리와 함께 초록주스, 건강차 등을 제조·판매하며 '주스마스터' 역할을 할 예정이다.

오언석 도봉구청장은 "지역 내에 4500여명의 치매환자가 있다. 가족 분들이 함께 소통하고 보호하고 있지만 시간의 한계가 있다"며 "올 한해도 치매 환자분들과 가족분들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많이 펼치고 사업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양천구 치매안심센터 내 초록기억카페는 오는 15일 개소한다. 시는 올해 1개 자치구에 초록기억카페를 추가로 선정해 초로기 환자를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늘려갈 계획이다.

김태희 시 시민건강국장은 "초로기 치매 환자는 경제활동을 해야 할 시기에 경력이 단절돼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경우가 많아 주민들과 교류하는 사회 활동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며 "앞으로 환자와 가족을 위한 지지 체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도봉구 초록기억카페
오언석 도봉구청장이 7일 오후 서울 도봉구치매안심센터에서 열린 초록기억카페 개소식에서 초로기 치매 판정을 받은 이덕심 주스마스터와 함께 인삼라떼를 만들고 있다. /정재훈 기자
김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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