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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우크라이나 제재 검토...친정부 재벌 ‘올리가르히’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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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아 기자

승인 : 2013. 12. 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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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유럽연합(EU)과 협력협정 체결 무산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탄압한 우크라이나 정부에 대해 제재를 검토하는 등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에 대한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는 우크라이나 재벌 세력 ‘올리가르히’들이 나서서 사태를 중재할지 그 행보가 주목된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시간) 반정부 시위대 강경 진압에 나선 우크라이나 정부를 상대로 제재 등 모든 방법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제재 방법에 대해서는 “아직 생각 중”이라고만 말했다.

백악관도 우크라이나 사태를 두고 보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이다.

조시 오니서트 백악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난 2주간 우크라이나 정부가 평화적 시위에 대응한 방식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직접 우크라이나 진압 작전 현장을 찾은 빅토리아 뉼런드 미 국무부 유럽차관보는 시위대와 면담한 후 “지난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실히 알았다”면서 “민주적 유럽 국가에서는 절대로 용인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새벽 이른 시간부터 우크라이나의 특수부대 등은 독립광장에 모인 시위대를 강제 해산하며 부상자가 속출했다.

미국은 과거에 폭압적 정권을 상대로 해당국 자산 동결 등의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미국이 제재를 강행할 경우 가장 유력한 것은 ‘경제 조치’이며, 이에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것은 빅토르 야누코비치를 뒤에서 후원하며 대통령으로 만들고, 정경유착으로 영향력을 키워온 석탄·철광 신흥재벌 세력 ‘올리가르히’들이다.

더군다나 3주째 계속되는 반정부 시위로 우크라이나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올리가르히가 나서서 상황을 중재할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최근 올리가르히는 EU와의 협력 협정을 촉구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친러시아 노선을 고집하는 우크라이나 정부 사이에서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였다.

올리가르히 소유 방송사들이 시위대 목소리를 가감없이 방송하면서 ‘역사적인 날’이라고 평가하는 등 보이지 않게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신들은 “EU와 러시아 둘 중 어느 쪽이 자신들의 사업에 이익일 지를 계산하며 반정부 시위대에도 호의를 표시하며 보험을 들어놓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이들에게 저렴한 가스를 공급해줄 수는 있지만 재벌로서의 ‘무한 영향력’을 제재할 수 있고 까닥하면 이를 몰수할 수도 있다. EU와 협정을 맺으면 단기적으로는 불이익이지만 성숙한 자본주의 시스템 아래서 사업하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다.

이를 감지한 반정부 시위대도 최근 영국 런던의 고급 펜트하우스에 사는 철강 재벌 리나트 아크메토프를 찾아가 자신들의 편에 서서 EU와의 협정을 지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등 물밑 정치를 벌이고 있다. 아크메토프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강력한 경제적 후원자로 알려졌다.

키예프 글로벌전략연구소의 바딤 카라시브는 파이낸셜타임스(FT)에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운명은 올리가르히의 손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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