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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자력 잠수함 전략적 억제효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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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원 기자

승인 : 2014. 01. 06. 06:11

언제 어디서든지 적 심장부 타격 비대칭 전략무기
1978년 전략 원잠(SSBN-601) 로버트 리에서 폴라리스 A-가 발사되고 있다.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아시아투데이 김종원 기자 = 군사전문가들은 현재의 동북아 안보 현실을 감안했을 때 원자력 추진 잠수함(원잠)만큼 우리 군에 유용한 전략적 비대칭 전력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최근 중국이 우리의 이어도 상공까지 포함한 방공식별구역을 일방적으로 선포해도 우리가 마땅히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이 없다는 것이 이를 잘 보여준다. 

이어도는 한국 정부의 관할 수역이지만 국토 최남단인 마라도에서 약 149km 떨어져 있다. 유사시 공군 11전투비행단이 있는 대구기지에서 최신예 F-15K 전투기가 출격해도 40분이나 걸린다. 현지 상공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는 시간도 20분 밖에 되지 않는다. 다른 전투기들은 아예 작전 출동이 불가능하다.

우리 공군의 KF-16 주력 전투기는 연료를 가득 채우면 독도에서 10여분, 이어도에서 5분 가량 밖에 작전을 할 수 없다. F-15K도 독도 상공에서 30분 밖에 작전 능력이 안 된다.

현재 중국은 미국 해군 전력이 자신들의 ‘앞마당’인 남중국해에서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도록 하는 반접근·접근거부(Anti-Access/Area Deny) 전략을 위해 항공모함 전단, 대형상륙강습함, 이지스 성능을 갖춘 첨단스텔스함(Type-052C급·Type-056급), 진급 원잠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

일본은 기존 전면전 대비 전략에서 국지도발을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동적방위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항공모함급인 19DDH·22DDH를 확보하고 이지스함을 6척에서 8척으로 증강하고 있다. 이지스함 대탄도 요격 능력을 강화하고 잠수함도 16척에서 22척으로 늘리고 있다.

이에 대응해 우리 해군은 북한의 핵미사일, 잠수함, 고속유도탄정 위협과 주변국 도발을 억제하는 기동함대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적 잠수함 대응을 위해 대잠항공기를 증강하고 수중음향 탐지능력을 보강한 이지스함을 확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군 관계자와 군사전문가들은 북한과 주변국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저비용 고효율의 비대칭 전력인 원잠 개발이 가장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언제 어디서나 24시간 바다 속 깊이 있으면서 적의 코앞까지 접근해서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접근성과 은밀성, 작전 지속 가능성이 뛰어나다는 것이다. 



중국의 한급(Type 091) 공격 원잠.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현재 우리 군은 2000톤급도 안되는 재래식 디젤잠수함만 12척 갖고 있다. 장시간 이어도와 독도 해역에서 이지스함 등과 작전을 하려면 30노트 정도는 돼야 하는데 디젤 잠수함으로는 불가능하다. 중국은 6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핵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 원잠 5척, 일반 원잠 5척을 이미 갖추고 있다.

일본은 원잠을 보유하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미 ‘무쓰’라는 상선을 이용해 선박용 원자로 제작 기술을 축적해 마음만 먹으면 즉시 원잠을 건조할 수 있다. 

사실 원잠과 디젤 잠수함은 전투력 자체를 비교할 수가 없다. 둘레가 4만120km인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원잠은 평균 20~25노트(시속 40km)로 이동할 수 있다. 이 속도로 지구를 한 바퀴 돈다면 40여 일이 걸린다. 이 기간 중에 항구에 들러 연료와 식품을 재보급 받지 않아도 된다.

반면 디젤 잠수함은 평균 6~8노트(시속 12km)로 이동하며 이 속도로 지구를 한 바퀴 도는데 140여 일이 걸린다. 중간에 연료뿐만 아니라 식품도 몇 차례 보급받아야 한다. 

특히 원잠은 적에게는 보이지 않은 물 속에서 언제 어디서든지 적의 심장부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잠수함 발사 탄도 유도탄을 장착하고 있다. 핵미사일까지 탑재해 상대방의 수뇌부와 지휘통제체계를 언제든지 기습 공격할 수 있다. 그만큼 공포를 이용한 전략적 억제 효과가 큰 비대칭 전력이다.


미국의 전략 원잠(SSBN-635) 샘 레이번의 UGM-27 폴라리스 탄도미사일 해치. 사진=위키미디어 커먼스


해군 잠수함전대장 출신 한 예비역은 “우리 해군이 머지 않아 3개 기동전단을 운용할 계획이다. 한반도 주변 해역을 수시로 초계해야 하는데, 이를 최전방에서 방호할 만한 세력 확보가 문제”라면서 “우리의 디젤 잠수함은 속도가 느려서 기동전단의 최전방에서 대잠 임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예비역은 “원잠은 적에게 발각되면 20노트 속도로 1시간만 달리면 위협 환경을 벗어날 수 있다”면서 “하지만 디젤 잠수함은 20노트로 1시간을 달리면 축전지가 완전히 방전돼 물 위로 올라와 ‘나 여기 있소’하고 백기를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이 핵무기로, 중국이 전략 원잠으로 우리를 위협하고 있는 지금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라면서 “일본이 비핵3원칙을 고수하는 나라이면서 1970년대 초부터 약 10년간 원자력 외교로 미국을 설득해서 핵무기 제조에 필수적인 우라늄 농축과 재처리 시설을 확보한 것은 우리에게 좋은 본보기”이라고 지적했다.
김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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