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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분단의 역사를 느끼게 하는 사연의 주인공들도 있었다. 기차를 타고 꿈에 그리던 고향땅을 다시 밟은 86세 이산가족 김금옥 할머니는 “생전에 (고향에) 갈 수 있을까 했는데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실향민들이 기차를 타고 고향에 가보는 것이 큰 희망이라고 했다.
2007~2008년 운행된 문산~봉동(개성공단) 간 정기 화물열차를 운행한 ‘경의선 마지막 기관사’ 신장철씨(66)는 “퇴직하고 나서 언젠가 다시 가볼까 했는데 이런 좋은 기회가 돼서 가게 돼 밤잠을 설쳤다”며 웃음을 보였다.
2000년과 2002년에 이어 올해 1000만원을 남북협력기금에 기부한 권송성씨(77)의 사연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을 통해 끊어진 민족이 다시 이어지길 기원하는 우리 국민들의 염원을 대변했다.
하지만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국면에서 이들이 언제 다시 북측에 갈 수 있을지는 기약할 수 없다. 착공식 행사 자체도 미국과 유엔의 제재면제 조치 뒤에야 겨우 열렸다. 비핵화 ‘의지’는 있다는 북한이 실질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견인하고 추동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올해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시작으로 체육·문화·군사·보건 분야에서 국제사회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모든 협력을 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도 최근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적 지원과 관련한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내년 2차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제는 북한이 화답할 때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2차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굵직한 기회가 여전히 살아있다. 우리 국민의 소망, 정부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의 전향적인 조치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