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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히잡 의문사’ 40일 맞아 대규모 시위…러 개입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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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2. 10. 27. 17:15

IRAN-POLITICS-WOMEN-PROTEST-CLIMBING <YONHAP NO-4932> (AFP)
26일(현지시간) '히잡 의문사'한 마흐사 아미니의 사망 40일을 맞아 아미니의 묘가 위치한 이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서 반정부 시위대가 행진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AFP 연합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돼 돌연 숨진 20대 여성 마흐사 아미니(22)의 사망 40일을 맞아 이란 곳곳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도 경찰과 시위대의 무장충돌이 발생한 가운데 미국 정부가 시위 탄압과 관련해 이란 정부 인사와 기관에 제재를 부과했다.

26일(현지시간)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에 따르면 이날 서부 쿠르디스탄주 사케즈에 위치한 아미니의 묘에는 약 1만명이 모여 아미니를 추모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란인들은 이슬람 문화에 근거해 사망 40일째 되는 날 고인의 영혼이 잠시 돌아온다고 믿는다.

이란 전역에서 모인 이들로 구성된 시위대는 "여성, 생명, 자유"를 외치며 아미니의 죽음을 애도했다.

반관영 ISNA통신은 아미니의 추모식에 참석한 일부 시위대가 사케즈 외곽에서 보안군과 충돌해 해산했다고 보도했다.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쿠르드 인권 단체(Hengaw)에 따르면 이날 보안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탄 등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당국은 보안상의 이유로 사케즈의 인터넷 접속이 차단됐다고 전했다. 이로 인해 쿠르디스탄주 주민 150만명이 인터넷 접속에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날 테헤란, 이스파한, 마샤드 등 이란 곳곳에서 아미니를 추모하고 정부를 규탄하는 집회가 열렸다.

지난 16일 히잡을 착용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경찰에 체포된 아미니가 돌연 사망하면서 전국적인 반정부 시위가 촉발됐다. 이란 정부는 외부 세력이 반정부 시위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실탄과 최루탄을 이용해 유혈진압으로 맞서고 있다.

인권단체 이란 휴먼 라이츠(IHR)는 반정부 시위와 관련해 현재까지 최소 200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란 정부의 인권탄압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이날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은 이란의 정예군 혁명수비대(IRGC) 관계자와 2개 단체를 제재 대상에 포함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인터넷 검열 및 시위대 탄압을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랐으며, 이에 따라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고 미국인과 모든 거래가 중단된다.

아울러 백악관은 러시아가 이란의 반정부 시위 탄압 과정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러시아 정부가 저항을 탄압하고 억압하는 방법에 대해 조언했을 수 있어 우려한다"고 밝혔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도 러시아가 이란의 반정부 세력을 무너뜨리는 데 어떤 형태로든 지원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이 진압 훈련을 고려하는 징후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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