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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31일에만 해도 러시아의 폭격으로 5개월 된 영아가 숨진 사실을 지적하며 러시아의 안보리 의장국 수행을 비난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보리와 같은 국제기구의 파산을 이보다 더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안보리는 미국, 영국, 프랑스, 중국,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과 2년마다 교체되는 10개 비상임 이사국으로 구성되며, 15개 이사국이 매월 돌아가며 의장국을 맡는데 이번 달은 러시아 차례다. 러시아는 직전 의장국 임기 때인 지난 해 2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특수 군사작전 선포로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바 있다.
러시아는 최근 중국과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과 북한 문제 등에서 다른 회원국들과 상반된 의견을 내며 유엔의 의사 결정을 저지하고 있는데, 이번에 의장국을 맡으면 이 기회를 자신들의 정치적 입장을 알리는 데 이용할 수 있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의장국은 강력한 권한을 갖지는 않지만 회의 일정 등을 정할 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
이번 달 안보리에는 우크라이나 관련 회의가 예정돼 있지 않지만 러시아는 의장국으로서 3차례 자국 주도 회의를 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는 오는 10일 무기·군사장비 수출 규제와 관련한 협약 위반으로 발생하는 위협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히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서방의 무기 지원을 걸고 넘어질 것임을 예고했다.
세르히 키슬리차 유엔 주재 우크라이나 대사는"4월 1일 만우절이라고 황당함이 아예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다"고 비판했다. 키슬리차 대사는 "설계 그대로의 안보리는 무력하고 무능하다"며 "분쟁을 막고 그 분쟁을 다룬다는 최우선 과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영국 가디언은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상임이사국과 이들 국가를 지지하는 비상임이사국들이 회의에 참석하는 외교관의 급을 낮추는 방식으로 항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 국가들은 러시아가 의장국을 맡는 데 대해 전면적인 보이콧을 할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