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인터뷰] 이재준 수원시장 “첫째도, 둘째도 경제…살기 좋은 경제특례시 완성할 것”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30917010009952

글자크기

닫기

홍화표 기자

승인 : 2023. 09. 18. 06:00

재정자립도 20여 만에 '반토막'
기업 투자 유치 힘써 세수확보 온힘
정책 제안 가능한 모바일 플랫폼 구축
이재준 수원시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민이 살기 좋은 '경제특례시'를 만들겠다"고 밝히고 있다./정재훈 기자
최근 리뉴얼을 거쳐 본격 운영에 들어간 새빛민원실에 대한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의 애정은 남다르다. 이 곳을 소통형 개방공간의 출발점으로 여기는 듯 했다.

이 때문인지는 몰라도 선은임 수원시 공보관은 지난 13일 본지 기자를 만나자마자 1층 로비 한켠에 있는 새빛민원실을 보여주며 자랑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 시장 역시 기자에게 "새빛민원실을 보았느냐"는 질문으로 인터뷰 화두를 꺼낼 만큼 민원실에 대한 관심은 각별했다. "시민과의 소통을 시정의 근간에 두고 있다"는 이 시장의 시정 철학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 시장은 최근 온통 기업유치에 꽂혀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시장이 '수원시 기업유치 전도사'를 자처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 시장이 이토록 경제에 집중하는 이유는 예전같지 않은 재정 현황을 보면 알 수 있다. 수원시의 재정자립도는 2000년 89%에 달했지만 올해는 46%에 불과하다. 20여 년 만에 반토막 났다. 재정자주도는 55.7%로 경기도에서 24번째다.
그는 수원시 기업유치의 발목을 잡는 요인 중 하나로 기업수도권정비계획법을 꼽았다. 과밀억제권역에 속하는 수원에 과도한 규제가 적용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기업을 설립하고 운영하면 과도한 세율을 적용받는다. 업체 부지를 확장하려고 하면 공장총량제 때문에 제한된다.

이 시장은 역대 수원시장 최초 비수원 출신 시장이다. 그럼에도 지역에 대한 애정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는다. 충남 연기군(현 세종특별자치시)에서 태어나 경북 포항에서 학창시절을 보냈지만 수원에서 30여 년을 거주해온 '수원사람'이다.

도시 설계 및 재생 전문가로 알려진 이 시장은 협성대 도시공학과 교수,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도시개혁센터 정책위원장, 한국토지주택공사(LH) 이사회 의장, 수원시지속가능도시재단 이사장 등을 지내며 자신의 분야에서 오랜 기간 내공을 쌓아왔다.

다음은 이 시장과의 일문일답.

이재준 수원시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돌아보며 앞으로의 방향을 설명하고 있다../정재훈 기자
- 민선8기 출범 1주년을 돌아본다면.
"민선8기 수원시장으로 취임한 후 줄곧 '첫째도 경제, 둘째도 경제'를 외치며 지난 1년 3개월 동안 기업 유치 지원을 위해 정말 열심히 뛰었다. '경제특례시'를 완성해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다. 광역시급 대도시인 수원이 경제가 어렵다고 하니까 이해 못 하는 사람도 있지만 현실은 심각한 수준이다. 2000년 89%에 달했던 재정자립도는 올해 46%로, 20여 년 만에 반토막 났다. 기업과 투자를 유치해 안정적으로 세수를 확보해야 침체된 수원 경제를 되살리고 시민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 '기업 유치와 지원 전략'을 수립해 발표했고 기업인과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수원시 기업유치위원회'도 구성했다.
유치만큼 중요한 것이 기존 기업을 지원해 일류 기업으로 키우는 것이다. 기술력이 있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중소기업의 성장을 돕기 위해 '수원기업새빛펀드'를 조성해 운용할 예정이다. 내 시정철학은 시민의 손으로 도시를 만드는 것이다. 모바일 시정참여 플랫폼 '새빛톡톡'을 구축해 시민들이 자유롭게 정책을 제안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마을 공동체가 중심이 돼 힘겹게 사는 이웃을 발굴하는 수원형 통합돌봄사업 '수원새빛돌봄' 사업을 지난 7월부터 8개 동에서 시범운영하고 있다. 시민이 주도해 조성하고 가꾸는 열린 정원인 '손바닥 정원'도 수원시 곳곳에 조성되고 있다. 10월에 열리는 '제60회 수원화성문화제', 정조대왕 능행차 공동 재현, 생태교통 축제 10주년 축제 '생태교통 수원 뉴페스타'도 시민이 주도하는 축제가 될 것이다. 시민이 주도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다."

- 수원의 미래를 위한 기업 유치는.
"지난해 7월 글로벌 진단 시약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에스디바이오센서를 시작으로 첨단 분야 기업들과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했고 현재도 기업들과 협의 중이다. 기업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수원광교 바이오클러스터 조성계획'을 수립해 광교 일원 대학과 종합병원, 광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바이오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 7월에는 60여 개 기업을 대상으로 '탑동 이노베이션밸리'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수원의 미래 먹거리를 책임질 특화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수원은 도시 인프라가 잘 조성돼 있고 훌륭한 인재를 공급할 유수의 대학도 있다. 첨단기업이 수원에 자리 잡고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다."

아재준 수원시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경기국제공항 건설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정재훈 기자
- 경기국제공항 건설이 왜 중요한가.
"경기국제공항이 들어서면 경기남부권 기업의 물류비용이 낮아져 수출 경쟁력이 높아지고 경기남부권역 산업 클러스터 형성 및 첨단산업 단지 조성도 효율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정부는 경기남부를 세계 최고의 전기차·반도체·IT 클러스터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민간 대표 기업의 반도체 생산 기반 투자 계획을 앞다퉈 발표했다. 항공 운송을 이용하는 반도체의 특성과 운송비 절감 중요도를 고려하면 근거리 수출 물량을 감당할 수 있는 공항 건립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경기국제공항 건립과 대기업의 반도체 기반 생산시설 투자는 경기남부가 향후 물류·첨단산업의 거점으로 성장하는 원동력이 될 것이다. 물류산업 발전, 일자리 창출, 첨단산업 인프라 구축 등 국가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경기남부권 미래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수도권정비계획법 개정해야 한다고 했는데.
"수원시의 경제활력이 떨어진 원인은 수도권정비계획법의 과도한 규제에 있다. 수정법은 이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수원의 기업유치 노력에도 걸림돌이 되고 있기에 조속한 개정이 필요하다. 수도권정비계획법은 수도권 규제에 관한 핵심 법률이다.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제정됐지만 역차별로 수원의 지역경제가 힘을 잃게 만드는 역효과를 가져왔다. 과밀억제권역으로 분류된 수원은 과도한 규제와 높은 세금부담률이 적용돼 기존 기업이 떠나가고 새로운 기업은 오지 못하고 있다. 수정법은 기업 유치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불합리한 규제로 인해 발전이 저해되고 있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수정법 개정 관련 토론회를 진행했다. 수원을 비롯해 고양시, 광명시 등 과밀억제권역으로 분류돼 역차별로 어려움을 겪는 도시들이 모여 문제의 심각성에 공감했다. 과거 일본, 영국, 프랑스도 1940~1950년대에 수정법과 유사한 법을 도입했다가 문제점을 인식해 지금은 다시 수도권 기능의 재강화를 꾀하는 등 규제 완화기에 접어들었다. 우리도 수도권 역차별에 따른 전체적인 국가 발전 저하를 인식하고 법을 개정해야 할 시기다."

새빛민원실 전경
수원시청 본관 1층에 있는 새빛민원실 입구./수원시
- 시민 불편 해소와 신속한 민원 처리를 강조했는데.
"시민과의 소통을 시정의 근간에 두는 것이 내 시정 철학이다. 소통은 시민 건의나 민원을 해결하는 시작점이다. 상대방의 상황을 깊이 이해했을 때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민원 처리 분야에서 시민의 만족을 높이고자 직접 소통과 신속 대응을 중심으로 한 방안을 마련했다. 소통형 개방 공간인 새빛민원실은 신속하고 유기적인 민원 처리를 위해 마련한 곳이다. 그곳에는 20년 이상 경력의 베테랑 공무원이 있다. 어떤 일로 찾아왔는지 물으며 먼저 다가가 경청하고 공감한다. 문제의 해결책을 함께 찾기 위해 분야별 고참 팀장급 공무원들이 최선을 다한다. 경계가 모호한 민원에 유관 기관과 협업으로 대응하고 절차가 복잡한 민원의 처리 속도를 단축하는 등의 사례를 이끌어 냈다. 민원인이 만족하고 돌아갔다고 얘기해주는 경우가 많아 뿌듯하다. 소통형 개방공간인 새빛민원실뿐만 아니라 찾아가는 현장시장실을 현안이 있는 곳곳에 개설해 시민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청취한다. 시민이 불편을 느끼는 곳, 시민의 요구가 있는 곳을 방문해 현장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

이재준 수원시장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이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민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모두의 도시 하나의 수원'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정재훈 기자
- 시장으로서 생각하는 수원의 청사진은 뭔가.
"수원을 자급자족의 공동체 도시로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민 모두의 삶을 지키고 불평등을 해소하는 '모두의 도시, 하나의 수원'을 만들고자 한다. 시민 삶의 안전과 건강, 풍요, 지속가능성을 보장하는 수원의 모습을 꿈꾸고 있다. 시민이 느끼는 불평등을 해소하는 도시로 나아가겠다. 시민의 의견을 경청하고 함께 고민하면서 수원의 미래를 만들겠다. 시민 생활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경제활동부터 여가생활, 안전 등 삶의 만족과 즐거움을 이루는 다양한 요소 중 어느 한 부분에 치우치거나 부족하지 않도록 시정을 세심하게 살피겠다."

- 인근 지자체 시장의 중앙정부 상대 광폭 행보에 비해 내실 위주의 행정에 치우치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시민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일이라면 그 걸음의 크기를 따지지 않고 성실히 뛰고 있다. 우리 시의 내적 성장을 다지고 새로운 수원을 만드는 데 집중하면서도 수원의 도약을 위해 광역 단위로 다양한 소통과 협의를 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기업 유치에 걸림돌이 되는 수정법의 개정이라든지 특례시 권한의 확보 등 더 넓은 차원의 협의가 필요하고 공조가 이뤄져야 하는 것도 있다. 그런 일에 대해서는 중앙정부에 정책적 제안을 하거나 관련 기관과 의견을 나누는 데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 시민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수원시정에 대한 더 많은 관심과 참여를 당부드린다. '모두의 도시 하나의 수원'은 시민의 참여 없이는 만들 수 없다. 시민의 일상적 제안이 정책이 되는 '새빛톡톡'처럼 참여를 통해 아이부터 어르신까지 모든 시민이 도시의 주인이 되는 수원을 만들겠다. 현장시장실을 운영하며 도시 곳곳에서 시민을 만나고 시청 민원실에 베테랑 공무원을 배치해 원스톱으로 민원을 해결하는 노력 등 모든 것은 시민과 함께 수원을 새롭게 빛나게 하고자 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직접 발로 뛰며 시민을 만나고 현장에서 시민의 목소리를 듣고 시민이 제안해주는 좋은 아이디어는 정책으로 만들겠다. 나 혼자 꾸는 꿈은 꿈으로 그칠 수 있지만 시민 모두가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모두의 도시 하나의 수원'을 만들겠다."
홍화표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