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르포]한번 맛보면 못잊는 제주 하귤, 청량달콤함에 그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721010012994

글자크기

닫기

부두완 기자

승인 : 2024. 07. 21. 16:48

65년된 서귀포 귤나무, 크기도 아파트 5층 높이
봄철 신맛에 고개 흔들지만, 7월되면 청량한 맛
할매들 하귤 한개 푹 고아 마시면 겨울감기 뚝
clip20240721142026
서귀포시 신례리 김창업씨 집을 방문한 육지사람들이 수확한 하귤을 들고 포즈를 취했다. /사진제공 사진작가 박재현
귤 종류는 제주 사람들도 다 알기 어렵다. 그러나 제주 하귤은 열매가 크고 7월까지 유일하게 귤 나무에 달려있어 제주 사람들은 대부분 알고 있다.

육지 사람들에게 신기하게 보이는 이 사진 한 장은 하귤이 달린 상태에서 꽃 피고, 또 새로운 열매가 열려있고, 한 나무에 2개의 종류가 열려있는 것처럼 보여 제주에서나 볼 수 있는 진기한 광경이다. 특히 나무 한 그루가 아파트 5층 높이와 같고 하귤이 최소 수백가 달린다고 하면 다들 깜짝 놀랜다.

65년 넘는 하귤 나무에서 갓 따낸 하귤 과즙의 가득한 청량함에 매료된 육지사람들을 따라서 서귀포시 신례리 금앤옥 통나무펜션을 동행취재 했다.

clip20240721141731
서귀포시 신례리 금앤옥 통나무펜션 김창업씨 집 65년된 하귤나무.
특히 하귤은 제주 어른들이 오랜 경험에서 체험한 여름철 먹고 겨울을 나는 보양 열매이다.
열매 크기는 지름이 10cm 정도로 매우 크며 20~30개의 씨를 가지고 있고 껍질이 두꺼워 봄철까지는 손으로 직접 까기 어렵다. 하지만 7월에는 일반 귤처럼 쉽게 까진다.

맛은 계절에 따라 매우 시고 쌉싸름한 자몽 맛과 비슷하며, 7월에는 자몽과 달리 신맛이 덜하고 청량달콤함이 있어 까서 바로 먹거나 청을 만들어 에이드를 만들기도 한다.

국내 꽃과 열매로 차를 연구하는 포천시 군내면 반월산성로에 있는 꼬제 티하우스 차 연구가 이민서 대표는 제주도 지인을 통해 65년된 하귤나무에서 자란 열매를 2년째 받는다. 소량이라 하귤을 청으로 만들어 포천아트벨리에 있는 카페에서 한정 판매만 한다고 한다.

제주산 하귤의 청량함을 처음 맛보는 고객들의 반응은 매우 신선하다고 한다.

clip20240721142200
제주향토유산으로 지정된 131년된 하귤나무./서귀포감귤박물관 제공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하귤 나무는 신효동에 있던 김부찬씨의 것으로 현재 서귀포시 감귤박물관에 기증된 131년된 나무이다. 김씨의 증조부 김병호 선생이 1894년에 친족 김홍집 총리 대신에게 선물받은 하귤나무가 유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제주도 서귀포시 신례리 금엔옥 통나무펜션 김창업씨 집에 65년된 하귤나무에 빠져들어 지난 3월과 5월에 이어 7월16일에 다시 찾은 육지사람들을 만낫다.

이 사람들은 H-STEAM(창의융합)수업차 제주를 자주 찾는다는 선생님들이었으며 이들에게 하귤의 매력에 대해 물어보았다.

clip20240721142455
하귤에 빠진 육지사람들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하귤을 수확하고 있다.
과일을 주식으로 삼을 만큼 좋아하는 최선영(H-STEAM 창의담당)교수도 평소 하귤의 이미지는 신맛이 강하다는 것, 관상수라는 인식 때문에, 그냥 먹어도 될까하는 의구심에 접할 기회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 와중에 제주도 지인 소개로 올해 봄에야 처음 맛을 보았다고 한다.

지인 덕분에 처음 방문한 펜션 마당에는 아파트 5층 높이에 65년 넘는 하귤나무를 보았다고 한다. 그리고 주렁주렁 열린 황금색 하귤은 그를 압도했다고 한다. 기자도 제주에서 태어났지만 웅장한 모습에 놀랐다.

첫 방문에 하귤 열매를 바라 볼 때, 그동안의 인식 때문에 입샘은 시다는 느낌이 들었고, 보기만 해도 이가 시린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러나 하귤의 첫 맛은 청량달콤하기만했다. 풍부한 과즙과 향이 너무 좋아 큰 하귤 하나를 다 먹고, 또 까고 호호호… 하귤 매력에 빠진 그는 동료 교수들을 이끌고 벌써 세 번째 방문했다고 한다.

7월은 하귤의 끝물이라 아쉬움에 퍼렇게 달린 작은 열매가 빨리 크기를 바라며, 벌써 내년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신맛을 싫어하는 최 교수의 동료인 박미경 교수도 처음 접한 청량한 맛에 빠져 집에서 하귤로 청을 담그고 남편과 함께 세콤달콤한 향기에 취해 살고 있다고 한다,

clip20240721142642
육지사람들이 하귤을 수확하고 있다.
그리고 이번에 수확한 하귤을 가지고 가서 곧 결혼을 앞두고 있는 체코에 살고 있는 딸과 예비 체코사위에게도 제주도의 청량달콤한 맛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8월에 제주 방문 때에는 하귤의 커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부지런히 열매를 담았다.

또 다른 동행자인 오천금 교수와 박재현 교수는 제주에 올 때면 생선과 돼지고기를 많이 먹게 되는데 먹고 나서 입안에 텁텁함을 없애고 청량감과 개운함을 더하는데 하귤만한 디저트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또 하귤이 제주의 다른 음식들을 더욱 당기게 했다고도 했다.

그리고 지난번 제주에서 보내준 하귤로 담근 청은 온 가족이 함께하는 여름 보양 음료로 최고라고 하귤에 대한 매력을 이야기 했다.

이 육지사람들은 벌써 하귤에 대한 온갖 자료를 찾아 껍질은 말려서 피파잎과 같이 차를 끓여 올 여름 건강을 유지한다고 했다. 벌써 제주도 천연의 소재를 사랑하고 있었다.

금엔옥 펜션을 운영하는 김창업씨는 하귤이 봄을 지나면서 신맛은 점점 줄어들어 새콤달콤한 묘한맛이 생겨 새로운 맛에 빠져든다고 한다.

clip20240721142833
하귤 과 하귤청. 내년 이맘때쯤을 기다리는 갓 맺은 열매
김씨가 태어날때 부터 있던 나무는 현재 한 나무에서 500~1000여개 열매가 열린다고 한다.

김씨 팬션에 있는 하귤 나무는 기자의 눈에도 농약이나 영양제 한 번 준적없는 자연산으로 보였다.

귀한 것 같은데 벌써 육지 사람들에게 300킬로그램 이상 나누어 주고 있다. 왜 퍼주고 있냐 질문에 웃기만 하다가 그냥 마당과 밭 어귀에 심어져 있어, 자연산처럼 자라는 나무는
집안 대대로 내려온 인심이라고 생각해서 이같이 나눔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제주도의 새로운 맛을 찾는 육지사람들에게 제주가 주는 인심이라고 했다.

이러한 제주의 인심인 하귤은 학술논문에서도 말하고 있다.

제주산 감귤류 진피와 과피의 항산화 활성 논문(현재석 2010)에 의하면 진피의 플라보노이드 함량은 하귤, 온주밀감, 진귤의 순서로 높았다고 되어있다.

DPPH radical 소거활성은 하귤, 온주밀감, 진귤의 순서로 높았으며, 생과피가 진피보다 높았다. 특히 하귤의 생과 피는 0.5 및 1.0 mg/mL에서 비타민 C보다도 높은 활성을 보였다고 한다.

하귤의 효능은 민간요법으로 전해지거나 한의약재에서 다양하게 거론되나 사람마다 각기 다르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하귤에 의한 화장품 특허 획득과 민간으로부터 내려오는 효능에 대해 집안 대대로 귤 농사를 짓고 있는 서귀포시 토평동 고정기씨는 동네 할망들이 하귤 하나를 푹 고아서 국물을 마시면 감기 없는 한겨울이 된다고 전했다.

하귤향을 따라 제주를 찾는 또 다른 이유가 되어 최근에 불거진 비계 삼겹살, 횟집 곁음식 같은 해산물에 분노한 관광객들에게 청량달콤함이 전달되었으면 한다.

귤은 제주도 농산물 중 사철 녹색을 유지하여 사철 푸른 제주를 만들고 있다. 이처럼 제주 찾는 이들에게 한결같은 관광정책이 유지되길 바라며 동행 취재를 마쳤다.

부두완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