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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정치 불확실성, 외교·안보 역량 총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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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07. 22. 17:36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대선을 107일 앞두고 '고령 리스크'로 재선 도전을 포기했다. 바이든은 21일(현지시간) "후보를 사퇴하고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의 의무를 다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당과 국가에 최선의 이익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는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를 '애국적 결단'이라고 환영했다. 해리스는 "트럼프와 싸움에서 승리하겠다"고 했다. 새 후보를 뽑아야 하지만 해리스가 유력한 고지에 섰다.

바이든은 지난 6월 TV토론에서 상황에 어울리지 않는 말을 하고, 노쇠한 모습을 보여 민주당과 언론으로부터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완주 의사를 밝혔음에도 사퇴 요구가 커지자 백기를 들었다. 그동안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와 유세장 피격 사건으로 여론조사에서 앞서며 대세론이 강했는데, 바이든의 전격 사퇴로 트럼프도 대선 전략을 다시 짜야 한다. 트럼프는 해리스를 비판하며 바이든보다 더 쉬운 상대라고 저평가했다.

바이든의 사퇴와 같은 예기치 못한 일들이 벌어지는 미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치의 이런 변화가 한국 안보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내밀한 분석과 대응 능력이 더 절실해졌다. 해리스가 후보가 돼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바이든의 정책을 계승해 한·미동맹, 한·미·일 안보 공조, 대북 억지력 강화 기조는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지만 트럼프가 당선된다면 이와는 크게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우리가 또 주목하는 것은 미국 연방 검찰이 최근 중앙정보국(CIA) 출신 대북 전문가인 수미 테리를 한국 정부를 대리해 일한 혐의로 기소한 점이다. 보석금 7억원을 내고 일단 풀려났지만, 기소 파장이 만만치 않다. 한·미 간 안보, 반도체, 전기차 등으로 훈풍이 부는 시점에 그가 기소당한 것은 의외다. 국정원 직원이 수미 테리와 식당에서 밥 먹고, 선물 사고, 함께 걷는 모습까지 고스란히 사진으로 찍혀 공개됐는데 외교 갈등으로 비화될 소지도 다분하다.

이 모든 게 한국 외교 안보와 정보, 경제에도 직간접 악영향을 미치게 마련이다. 우리 스스로 외교·안보·정보 분야의 역량을 키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미국 조야의 흐름을 밀도 있게 분석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발 앞서 구체적 대응 방안까지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이번 기회에 정보 분야를 포함해서 외교·안보 라인을 전반적으로 점검해 보고 필요하면 상황에 맞게 인적, 제도적인 재정비도 해야 한다. 미국 대선판이 요동치더라도 한국 외교 안보가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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