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칼럼] 서울시와 대학의 협력으로 열리는 중장년 평생학습 시대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912010008091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4. 09. 13. 06:00

clip20240912102945
김종선 서울특별시평생교육진흥원 기획조정본부장
서울의 40∼64세 중장년층은 약 369만명으로, 서울 전체인구의 38.9%를 차지한다. 이들은 평균 100세 이상 사는 장수사회에서 앞으로 50여 년을 더 살아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당장 자녀 교육, 현실적인 경제생활은 물론 퇴직 압박 등 다양한 문제 속에서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기란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올해 평생교육법에 '성인 진로개발역량 향상교육'이 명문화됐다. 초중등 학생들이 진로 교육을 받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미 일하고 있는 성인에게 진로 개발은 낯선 개념이다. 급변하는 기술 발전과 디지털화는 노동 시장의 구조를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고용 불안과 경제적 어려움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 이제는 성인도 진로 개발 역량이 필요하다는 점이 분명해졌다.

중장년에게 직업과 일은 단순한 경제활동을 넘어 경제적·사회적 가치와 함께 일로써 자신을 표현하고 실현하는 내재적 가치를 포함한다. 따라서 평생직업교육은 특정 직무 역량 개발을 넘어 고용가능성을 유지하고 증진시키며, 평생에 걸쳐 개인의 진로를 다양하게 열어주고 성공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한국직업능력연구원(2022)의 조사에 따르면, 대학교육 참여를 희망하는 비율이 전체 78%에 달하며, 특히 40대가 85%로 20대(71%)보다 더 높은 참여 요구를 보였다. 그러나 일반 성인들이 대학 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이유는 시간 부족과 교육비 부담 외에도 입학요건이나 절차의 복잡함, 긴 교육 기간, 그리고 직업 중심의 기술이나 지식교육의 부족 등이 있다. 대학은 우수한 교육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지만, 학령기 대상에 집중된 교육으로 인해 지역과 시민의 요구를 충족하기는 어려웠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은 지역 중장년의 교육 니즈와 대학의 강점을 연계해 중장년의 진로 탐색과 전환을 지원하는 평생직업교육 사업인 '서울마이칼리지'를 운영한다. 올해는 17개 대학과 함께 진행하는 119개 평생직업교육 과정에 2700여 명의 시민이 참여하고 있다. 간병인 보수교육에 참가한 한 학습자는 그동안 믿을만한 교육과정이 없어 답답했는데 "이제서야 제대로 배우고 일할 수 있게 되었다"고 기뻐했으며, 전직을 꿈꾸는 한 학습자는 대학의 쥬얼리 디자인 과정에서 자격증 취득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시민들의 미래 비전과 꿈이 대학과의 협력을 통해 영글어가고 있다.

올해는 특히 서울 시내 9개 전문대학이 모두 참여해 대학연계 평생교육 네트워크를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9월 2일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과 서울 지역 9개 전문대학 간의 업무협약식이 있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 자리에서 "중장년에게 생애 전환 교육이 필수적이다. 시민들은 인생의 이모작, 삼모작, 혹은 사모작을 할 마음가짐이 충만한데 우리 사회가 충분한 기회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던 것이 현실이다. 오늘 협약으로 전문대학교 총장들이 서울시민께 실제적인 좋은 교육 기회를 드리는 데 함께해 주기로 약속해 주셔서 매우 반갑고 감사하다. 앞으로 중장년과 액티브 시니어를 위한 평생직업교육이 더욱 많이 개발되기를 기대한다"며 대학과의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 사업은 교육부가 자치단체에 대학 사업에 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지역은 대학을 통해 교육·일자리·주거·문화 등 전 영역의 문제를 해결하며 교육 혁신을 이루도록 하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 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대학과 지역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서 서울시평생교육진흥원의 역할이 중요하다. 또한 학교에서 직장, 직장에서 다시 학교로의 평생학습 순환 체제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대학의 기능과 역할이 지역 교육 공동체의 평생학습 제공자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서울시와 대학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질 미래를 그려본다. 모든 세대 시민이 대학에서 전문성 있는 평생직업교육을 받을 기회가 늘어난다. 졸업을 위해 2~4년을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니라, 생업을 유지하며 짧은 기간 동안 집중해서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열린 순환 체계(open loop system)가 운영된다. 또한 대학에서 받은 인문학 교육부터 평생직업교육까지 마이크로디그리(단기학점이수)로 학점인정이 가능하며, 모든 학습 이력은 학습 포트폴리오로 저장되어 자신의 지식과 기술에 대한 디지털 배지로 기업이나 고용시장에 증명할 수도 있다. 모든 과정은 지역과 대학, 시민과 대학을 연결하는 플랫폼 '서울마이칼리지'에서 이루어지므로, 서울시민은 언제든 배움을 위해 서울마이칼리지에 등교한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