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해녀 1만명 하나로 뭉쳤다…전국해녀협회 창립

사단법인 형태…8개 시도 해녀들 동참
세계문화유산 전승-해녀 권익향상 도모
현재 kg당 5000원 소라, 1000원 올려야
제주도선 해녀와 정치권 요구에 즉답 피해

사단법인 전국해녀협회 창립기념식에서 해녀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제주도

제주도를 주축으로 강원, 경남, 경북, 부산, 울산, 전남, 충남 8개 연안 시도의 해녀대표 대의원 62명과 전국 해녀 등 100여명이 1만 해녀를 대표해 제주에서 모였다.

전국해녀협회 창립총회는 해녀들의 권익 향상과 해녀문화 보존을 위한 구심점의 탄생을 의미한다.

제주특별자치도는 팀을 구성해 ㈔전국해녀협회 창립 준비위원회 준비를 지원했다. 그리고 지난 20일 오후 제주시 연동 메종글래드 제주에서 '㈔전국해녀협회 창립총회 및 기념식'이 열렸다.

이번 창립으로 협회는 전국 해녀어업유산의 보존과 전승, 세계화에 기여하는 중추적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그리고 해녀어업인의 권익향상과 위상강화에도 목적을 부여했다.

창립총회에서는 협회 운영을 위한 정관과 운영규정, 2025년 사업계획을 확정했으며, 협회를 이끌어 갈 임원진을 선출했다. 정관과 운영규정은 제주도 관련주무 부처에서 행정적으로 도왔다.

초대회장으로는 김계숙 제주해녀협회장이, 부회장으로는 성정희 경북해녀협회장이 선출됐다. 이사에는 강원 이정숙, 경남 이순덕, 부산 김정자, 울산 이두리, 전남 박춘례, 충남 주은희 해녀대표가 선임됐다. 감사에는 경남 최명숙, 제주 강명선 해녀가, 사무국장으로는 제주 고송자 해녀가 임명됐다.

김계숙 초대회장은 "전국해녀협회 창립은 오랜 시간 바다와 함께해 온 해녀어업인의 헌신과 노력이 만들어 낸 값진 결실"이라며 "뜻깊은 순간을 맞아 매우 감격스럽다"고 전했다.

창립총회에서 김애자 제주 정무부지사가 축사를 하고 있다(위). 해녀들이 물허벅 기념공연을 하고 있다. 김계숙 초대회장 인사말 사진은 제주도청에서 배포하지 않아 게재하지 못했다. / 제주도 제공

창립총회 후 이어진 기념식에서는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이 영상을 통해 협회 창립을 축하했으며, 8개 연안시도 자치단체장들도 서면으로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이날 창립을 축하는 자리에 김애숙 제주도 정무부지사를 비롯해 이상봉 제주도의회 의장, 박호형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 위성곤·김한규·문대림 국회의원과 도의회 양홍식 의원, 해양수산단체장 등 내빈들도 참석해 협회 출범을 축하했다.

현재 5000원 하는 소라값을 1000원 인상하자는 목소리가 협회 창립총회에서 나왔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즉답을 하지는 않았다. 사진은 해녀들이 가장 많아 건져 올리는 소라./부두완 기자

제주 정치권 인사들은 이구동성으로 창립 축하 부조 인사로 소라값 kg당 1000원 인상 시키겠다고 했다.

먼저 축사한 김 정무부지사는 "제주도는 해녀 보존 정책을 선도적으로 수행해 온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협회의 활동을 든든하게 뒷받침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정치권 요구에는 즉답을 피했다고 한다.

현행 소라가격은 2014년도 5000원 보장 정책이 수립된 후 현재까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유통업계는 kg당 3500원에 수매하는 꼴이다. 나머지 1500원은 제주도가 수산물 안정기금에서 1000원, 수협이 500원 보존되어 해녀는 5000원 수익이 보장 되는 것이다.

해녀문화는 국가와 유네스코로부터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하나, 연간 평균 수입이 684만원 정도에 불과하다.

양홍식 도의원이 제주도의회 상임위에서 현안 질의를 하고 있다. 양 의원은 해녀 지원조례를 발의해 해녀의 권익보장과 문화계승에 앞장서고 있다./양홍식 의원

이에 대해 제주도 해양수산국장을 역임한 양홍식 도의원은 "해녀의 수입중 60~70%가 소라이다,4년을 키워야 상품이 된다. 10년째 출하가격이 제자리 걸음이다. 문화유산을 지켜려면 생명을 담보로 물질해야 하는데 이들의 생계권을 보장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도정질의서도 재차 요구하고 있지만 제주도는 현재 묵묵부답이라고 기자와의 통화에서 말했다. 양 의원은 해녀지원 조례를 발의했다며, 의회에서 꼭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협회가 출범하며 가장 중요한 과제는 상군·중군·하군·똥군(갓 해녀가 된 초보해녀를 뜻하는 제주도말)이 함께하는 공동체 문화를 만들어야한다. 그럴 때 세계문화유산의 가치가 전승되며, 창립의 의미가 더 크다.

창립 총회에 참석한 청년 대의원들과 고참 해녀들은 "해녀들끼리 더 친숙해져 함께하는 문화가 필요하다"며 "행사 때 주고 받는 소라값 1000원 인상 보다 생계유지 정책이 더 필요하다. 협회가 이런 역할에도 힘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