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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국의 WGBI 편입, 투자유인 등 효과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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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0. 09. 17:49

세계 최대 채권지수인 '세계국채지수(WGBI)'에 한국이 편입된다. 모처럼 날아든 기쁜 소식이다. 글로벌 지수 제공업체인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은 8일 '채권 국가 분류 반기별 리뷰 결과'에서 한국을 2025년 11월부터 WGBI에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2022년 9월 편입 직전 단계인 '관찰 대상국'으로 지정된 이후 네 번째 도전에서 성공했는데 정부는 지수 편입으로 최소 70조원, 최대 90조원의 해외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에 유입될 것으로 추산한다.

WGBI는 '선진국 국채클럽'으로 불리는데 미국·일본·프랑스·중국 등 23개 주요국 국채가 포함됐다. 그동안 국내총생산(GDP) 기준 세계 10대 국가 중 한국과 인도만 WGBI에 편입되지 못했다. FTSE는 국채 발행 규모 500억 달러 이상, 국가신용등급 S&P 기준 A- 이상 무디스 기준 A3 이상, 시장 접근성 등을 평가해 편입 여부가 결정되는데 한국은 '시장 접근성' 수준이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정부가 국채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면서 지수 편입이 가능해졌다.

FTSE 러셀은 WGBI 지수에 따라 투자하는 추종 자금 규모는 대략 3조 달러(4000조원) 안팎인데 이 중 2.2%인 660억 달러(90조원)의 추종 자금이 한국에 투자될 것으로 본다. 이는 연간 국고채 순발행 규모에 육박하는 큰돈이다. 상황에 따라 투자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WGBI 편입은 우리나라 국채시장이 '선진화 대열'에 합류했다는 의미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낮은 국채 위상에 직면했었는데 WGBI 편입으로 '원화채 디스카운트(저평가)'가 해소되며 자연스레 국채 가치는 올라갈 것이다.

한국의 WGBI 편입은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해 외국인의 자금 이탈을 방지하는 데도 기여할 전망이다. 외국 자본의 국내 투자에 가장 중요한 게 금융시장 안정성인데 WGBI 추종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 외국 자본이 굳이 떠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WGBI 편입이 외환시장 안정성에도 효과가 클 것으로 본다. 자본시장연구원 등에 따르면 WGBI에 편입된 주요 신흥국의 경우 달러의 환율이 안정화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다만 FTSE 러셀이 한국 주식시장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국제 투자 커뮤니티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지적했는데 정부는 이를 고민해야 한다. 국내 개미 투자자와 글로벌 큰손 투자자 중 어디에 비중을 둘지 정부와 정치권이 답을 해야 한다. 또 WGBI에서 국채 비중을 늘리는 것도 과제다. 미국은 WGBI 내 국채 비중이 41.3%로 매우 높다. 일본이 10.4%, 중국 9.9%, 프랑스도 6.8%나 된다. 한국은 2.2% 정도인데 비중을 높여가야 자금 유입도 늘고, 글로벌 국채시장에서 역할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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