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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진 韓야구 희망, 장현석·문동주 가능성과 보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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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 기자

승인 : 2024. 11. 19. 11:25

추락하는 한국야구, 선발 육성과제
장현석과 문동주의 어깨에 미래
WBCㆍLA 올림픽서 반전카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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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현석이 지난해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호텔에서 열린 LA 다저스 입단 기자회견에서 피칭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투수력 부재로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조기 탈락한 한국 야구가 반전 카드로 장현석(20·LA다저스)과 문동주(21·한화 이글스)를 주목하고 있다. 2년 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2028 로스엔젤레스(LA) 올림픽을 준비하는 한국 야구에 두 강속구 투수는 마지막 퍼즐을 맞춰줄 희망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프리미어12 조별리그에서 B조 3위(3승 2패)로 대회를 마쳤다. 1차 목표로 4강 진출을 설정했고 내심 정상 재정복을 염두에 뒀지만 결과는 이번에도 1회전 탈락이었다.

검증 마친 타력과 문제의 투수력

한국 야구는 프로 선수들이 본격 겨루기 시작한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4강,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년 WBC 준우승으로 중흥기를 맞았다. 하지만 이후 2013년·2017년·2023년 WBC에서는 모두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프리미어12의 경우 2015년 우승, 2019년 준우승으로 잘 싸웠지만 이번에는 1라운드를 뚫지 못했다. 2021년 치른 2020 도쿄올림픽 노메달 참사까지 더해 뚜렷한 하락세에 놓여있다.

2년 뒤 WBC와 4년 뒤 올림픽에 맞춰 진행되고 있는 세대교체 작업 과정에서 좋게 보면 이번 프리미어12의 실패는 미래를 위한 좋은 예방주사다. 김도영(21·KIA 타이거즈) 등을 앞세운 젊은 타자들은 일본 양대 리그 평균자책점 1위에 빛나는 투수들을 어렵지 않게 공략하고 150km 이상 던지는 중남미 강속구투수들에게도 주눅 들지 않는 등 꽤나 선전했다. 현재 수준의 공격력이라면 부상으로 빠진 노시환(24·한화 이글스) 등이 추가 가세할 경우 얼마든지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문제는 투수력이다. 한국은 5경기 동안 무려 24점이나 내줬다. 선발투수들은 3이닝을 버티기 어려웠다.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어 리드를 뺏기고 어렵게 경기를 풀어가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반면 경쟁국인 대만은 150km를 던지는 좌완 린위민(21·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등 젊은 투수들이 빼어난 구위를 보여줬다. 탄탄한 투수력을 바탕으로 미래 희망을 한껏 밝혀 우리와 대조를 이뤘다.

야구는 결국 투수놀음인데 투수들이 세계와 실력 차를 절감했다. 과거 한국 야구의 국제대회 황금기를 이끌었던 주역인 박찬호, 류현진, 윤석민, 김광현 등 확실한 선발투수 요원들을 다시 만들어내야 한다.

장현석과 문동주의 가능성과 보완점

최근 국제대회 흐름을 볼 때 선발투수는 150km대 강속구가 필수적이다. 여기에 평균 이상 제구력과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져야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다. 이런 조건을 충족할 유망주로 해외파 장현석과 국내파 문동주가 떠오른다.

장현석은 올 시즌 초반 루키리그에서 부진했지만 최고 99마일(약 159km)에 이르는 강속구로 주목을 받았다. 그는 하위 싱글A로 승격한 뒤 5경기에서 12.1이닝 동안 19탈삼진을 잡고 평균자책점 2.19로 활약했다. 경쟁이 살벌한 미국 무대에서 조금만 더 성장하면 박찬호 이후 대가 끊긴 정통파 강속구 투수의 계보를 이을 1순위 후보다. 장현석은 1년 만에 MLB닷컴의 다저스 투수 유망주 랭킹 6위에 오를 만큼 팀 내에서도 기대가 크다.

스카우팅 리포트는 장현석의 신체가 성숙해가면서 구속이 더 증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미국 진출 후 난조를 보인 제구력을 보완하는 것이 과제라고도 했다. 장현석의 제구에 대한 평가는 낙제점에 가깝다. 제구만 제대로 잡힌다면 미래 다저스 선발진 한 자리를 차지할 능력자라는 분석이다.

국내파로는 문동주를 전략적으로 키울 필요가 있다. 최고 160km를 던지는 문동주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156km의 강속구를 앞세워 대만 타자들을 압도했다. 문동주는 다소 기복을 보이는 투수다. 경험을 쌓이면서 이 점을 보완해야 한다. 아울러 제구 불안을 잡고 강속구-커브에 이은 제3의 구질을 추가할 수 있다면 국제무대에서 대표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할 재목감이다.

장현석과 문동주가 선발 요원으로 자리 잡고 세대교체에 성공한 타선 및 탄탄한 불펜진이 조화를 이룬다면 2026 WBC와 2028 LA 올림픽이 반드시 암울하지만은 않다는 전망이다. 이번 프리미어12를 끝으로 일단 임기를 마친 류 감독은 "이번 대회는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의 기회가 됐다"며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잘 준비해서 무엇이 문제인지 차근차근 계산해 다음 WBC는 꼭 본선에 진출하도록 연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동주. 한화 이글스
문동주가 와인드업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정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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