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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트럼프 2기 행정부의 AI 정책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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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4. 11. 28.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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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형 (재미 정치학자)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백악관의 인공지능(AI) 정책 방향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트럼프는 이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해 10월에 발표한 AI 행정 명령을 철회할 계획을 밝혔으며, 미국을 AI 분야에서 선도국으로 만들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AI 정책 분석가들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AI 정책은 규제를 최소화하고 분권화를 중시하는 그의 철학을 반영할 가능성이 크다.

바이든의 2023년 행정 명령은 AI가 생성한 사진 및 비디오의 워터마킹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도록 했다. 즉 콘텐츠가 인간의 노력으로 유기적으로 생성되지 않은 경우를 명확히 함으로써 '딥페이크' 사기 또는 잘못된 정보의 위험을 억제할 수 있도록 했다. 정보 중심의 세상에서 더욱 중요한 부분은 사용자 데이터에 대한 AI의 위협에 대처할 계획도 세웠다는 점이다.

이 명령은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함에 따라 미국인의 사생활과 시민의 자유는 보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인공지능은 사람들의 신원, 위치, 습관 및 욕구에 관한 민감한 정보를 추출, 재식별, 연결, 추론 및 행동하는 것을 더 쉽게 만들고 있다며 연방 정부에 데이터의 수집, 사용 및 보존이 합법적이고 안전하며 개인정보 및 기밀성 위험을 완화하도록 보장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그렇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실제로 이러한 안전장치를 해체하면 어떻게 될까? 혁신과 성장의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공화당의 이념과 일치하는 이 접근 방식은 AI 스타트업의 규제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이는 대선에서 트럼프의 최대 지원군이었던 일론 머스크와 같은 기업가들의 목표와 '완전한' AI 시스템 개발을 추구하는 기업으로 성장시키려는 오픈AI CEO 샘 올트먼의 계획에도 잘 부합한다.
특히 머스크는 트럼프의 재집권이 AI 경쟁에서 자신의 위치를 강화할 기회로 보고 있다. 머스크는 오픈AI와 구글이 정치적으로 편향된 AI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자신의 AI 기업 xAI가 이끄는 경쟁 구도를 준비해 왔다. 머스크가 트럼프 행정부와의 밀접한 관계를 통해 AI 규제 완화 정책을 주도한다면, 오픈AI와 구글은 향후 정부 계약에서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러한 변화가 '안전하지 않은 혁신'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는 점점 더 고도화되는 AI 시스템의 잠재적 위험으로 오랫동안 지적됐으며, 최근 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던 AI 관련 사기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난 9월 MIT는 충분히 규제되지 않은 AI 기술이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위험에 대한 대규모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왔는데, 그중 일부는 사회적 피해를 초래하려는 AI 제작자의 의도에 의한 것이었다고 밝혔다.

혁신과 성장 추구라는 기본 방향과 함께 인공지능과 관련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최우선 과제는 미국이 지정학적 라이벌인 중국보다 더 강력하고 유능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 경쟁에서 앞서도록 하는 것이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는 상업적 기술 혁신을 저해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규제를 없애려고 노력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과 AI 머신러닝이 실행되는 시대에 트럼프는 미국의 AI가 계속 앞서나가는 데 필요한 대규모 AI 프로젝트에 연방 자원을 제공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다.

이 전략은 또한 미국의 최대 라이벌 중국을 괴롭히는 것을 포함할 가능성이 높다. 이전 트럼프 정부는 중국 AI 기업이 미국과 거래하고 최첨단 AI 제어 장치를 구축하는 데 필요한 반도체에 접근하는 능력을 제한하기 위한 제재를 도입했다. 이 정책은 바이든 행정부에서 더욱 강화되었다. 트럼프의 두 번째 임기에서는 특히 광범위한 무역 전쟁이 시작될 경우 중국의 AI 강화를 억제하기 위한 노력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미국의 싱크탱크 헤리티지 재단과 400여 명의 학자들이 마련한 종합적인 정책 비전 '프로젝트 2025'는 이와 관련한 내용을 담고 있다. '프로젝트 2025'는 트럼프 당선 시 출범할 공화당 행정부의 세부 의제를 담고 있는데, 특히 이 문서는 기술, 미디어, 통신 정책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인공지능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 2025는 중국과의 적대적 관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AI 분야에서 글로벌 리더가 되려는 중국의 목표를 무너뜨려야 하며, 이를 위해 정부는 미국의 혁신에 투자하고 보호하는 동시에 미국 기업이 중국의 기술 우위를 돕는 것을 금지할 것을 주문했다.

지난해 11월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은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회담을 갖고 인공지능 관련 협의를 위한 양자 대화 채널을 개설한다고 발표했다. 양국 정부가 구체적이고 실현할 수 있는 과제를 중심으로 협력할 경우, AI 기술의 위험을 줄이고, 신기술 관리에 대한 합의를 이룰 기회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AI 기술이 국가 안보에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최근 들어 미국 정부는 AI 분야 대중국 수출 통제와 기술 보호를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기술 우위를 지키기 위해 AI 기술의 악용을 방지하고 보안을 강화하는 조치를 더욱 강화할 것이 거의 확실시된다. 따라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는 AI를 둘러싼 미중 대결과 갈등이 격화하며 한국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박재형 (재미 정치학자)

※본란의 칼럼은 본지 견해와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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