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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인데 썰렁, 지갑 닫는 시민들...소상공인들 “송년회 특수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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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숙 기자 | 이창연 기자

승인 : 2024. 12. 19. 16:45

고물가·고금리에 탄핵까지…송년회 모임 취소
외식·숙박업자 47% "탄핵 여파 예약 취소"
소상공인 10곳 중 9곳, 매출 및 고객 줄어
"위축된 소비 활성화 위해 정부 차원 대책 필요"
저녁 시간대 경기도 안양의 카페
아시아투데이 이창연 기자 = 지난 18일 경기 안양시 도시철도 4호선 범계역 부근의 한 식당. 저녁 시간대인데도 손님이 없다./이창연 기자
#지난 18일 오후 8시 경기 안양시 도시철도 4호선 범계역 광장. 아웃렛과 백화점이 모여 있는 곳이지만, 한산했다. 바로 옆 택시 정류장에서 송 모(63) 씨는 1시간 가까이 손님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연말이라 평소 같으면 저녁에 모임도 많은데, 요즘은 그런 손님들이 확 줄었다. 집에 빨리 들어가려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며 "예전엔 퇴근 시간 이후에 꾸준히 손님을 받았는데, 요즘은 그런 피크타임에도 사람이 별로 없다. 다들 돈 아끼려고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김 모(57) 씨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탄핵 정국 이후로 매출이 반토막 났기 때문이다. 그는 "손님이 확실히 줄었는데, 특히 저녁 장사가 너무 힘들다. 전에 비해 회식이나 단체 예약도 거의 없고, 먹더라도 빨리 집에 가려는 분위기"라며 "매출은 떨어져도 물가나 월세, 공과금 같은 건 그대로라 너무 힘들고, 남일인줄 알았는데 직접 예약취소를 당해보니 미치겠다"고 토로했다.

경기 침체와 고물가를 비롯해 혼란한 정국으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연말 대목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19일 중소기업중앙회가 발표한 '소상공인·자영업자 긴급 현황조사'에 따르면 외식업·숙박업자 505명 중 46.9%가 비상계엄 여파로 단체 예약 취소 등 직·간접적 피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주요 피해 사례로 송년회 등 연말 단체 회식 취소와 여행객의 투숙 예약 취소 등을 꼽았다. 아직 피해가 없다고 응답한 소상공인·자영업자들도 '앞으로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다'(46.6%)고 답했다.
경기도 안양시 범계역 광장 택시 정류장
아시아투데이 이창연 기자 = 지난 18일 오후 8시경 경기 안양시 도시철도 4호선 범계역 광장의 택시 정류장. 연말 저녁인데도 손님이 없어 빈 차들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이창연 기자
소상공인의 경우, 10명 중 9명이 매출이 줄었다고 답할 정도로 피해는 더욱 심각했다. 소상공인연합회가 지난 10~12일 음식·숙박업, 도소매업 등에 종사하는 전국 소상공인 163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 88.4%가 비상계엄 사태 이후 매출이 줄었다고 답했다. 가게에 방문하는 고객도 눈에 띄게 줄었는데, 비상계엄 사태 후 방문 고객이 감소했다고 답한 비율은 89.2%에 달했다.

기업들도 회식을 줄이는 분위기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안 모(43) 씨는 "현 상황에서 송년회나 회식은 사회적 공감대를 얻기 어려울 거라 판단했다"며 "대신 직원들에게 자율적으로 연말을 보내도록 권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탄핵안 가결로 긴장은 풀렸지만, 경기침체와 고물가, 고금리 등이 고정적인 위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위축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서 횟집 운영하는 김 모(53) 씨는 "국회의장이 송년회를 재개하라고 말했다고 해서 취소됐던 송년회가 다시 잡히거나 하는 그런 건 없다"며 "안 그래도 고물가 때문에 사람들이 모임을 줄이고 있어서 매출이 줄고 있었던 상황이라 동네 장사하는 입장에선 타격이 크다"고 한숨 쉬었다.

한풀 꺾인 소비심리가 회복되는데 시간이 꽤 걸릴 거로 보이는 만큼, 업계에서는 위축된 소비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지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관계자는 "한 번 침체한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정부가 소비 진작 등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연말 소비 분위기 조성을 위해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국가 신뢰도 및 이미지 하락과 환율 급등으로 인한 여파로 수출 중소기업들이 힘든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신인도 회복과 환율 안정이 중요하며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회, 정부, 중소기업계가 한마음으로 협력해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말 특수 사라진 카페, 식당
아시아투데이 이창연 기자 =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연말 특수가 사라진 가운데 19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 평소와 달리 사람이 없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이창연 기자
박진숙 기자
이창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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