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드 배치 기정 사실화, 시기만 남았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review.asiatoday.co.kr/kn/view.php?key=20150519010010791

글자크기

닫기

김종원 기자

승인 : 2015. 05. 19. 17:16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 "한미 정부 각각 배치 고려하고 있다", "지금 한미 정부가 함께 논의하지 않지만 적절한 시기에 결국 논의할 것"
주한미군 만난 케리 美 국무장관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가운데)이 18일 방한 중에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를 찾아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왼쪽),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오른쪽)과 함께 주한미군 장병들을 격려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와 주한미군 전개 문제가 사실상 새로운 국면에 접어 들었다.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육군 대장)은 19일 서울 한 호텔에서 열린 극동방송 극동포럼이 연 초청 강연에 참석해 “한국과 미국 정부는 각각 (사드 한반도)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미래 어느 시점에 시기가 적절해졌을 때 (한미 양국) 정부가 함께 고려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한·미) 두 나라 모두 군사적 요소뿐만 아니라 정치적 요소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한·미) 정부가 (현재는) 각각 (사드 배치를) 고려하고 있지만 아직 논의는 안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언젠가는 결국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드 배치와 관련한 실질적인 군사·전략 판단을 하고 실무적인 최종 추진과 결정권을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 주한미군사령관이 공개적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미 정부가 각각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사드 배치 문제가 시기만 남았지 주한미군 전개를 기정 사실화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한·미 국방 당국과 정부는 중국과 러시아, 북한 등 주변국의 강력 반발과 함께 사드 전개와 배치에 대한 초기 비용은 주한미군이 전액 부담한다고 하지만 장기적으로 사드를 운용하는데 드는 운용 유지비는 어떤 식으로든 한국에 전가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아 비용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전문가들은 주한미군의 한반도 사드 전개와 관련해 북한의 심대한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지역 방어 개념인 사드를 주변국 눈치를 볼 것이 아니라 군사 안보와 국익 관점에서 하루 빨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군사·안보 주권과 북·중·러 주변국의 강력 반발, 사드체계의 검증, 막대한 비용 분담 문제를 들어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도 팽팽히 맞서고 있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체계와 킬체인(Kill chain), 공군의 장거리요격체계 L-SAM을 개발하고 있는데 굳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있냐는 반대 논리다.

이처럼 전문가들의 견해가 첨예하게 엇갈리고 정치권에서도 찬반 의견이 강하게 충돌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대비를 최일선에서 하는 주한미군사령관 겸 한미연합사령관이 사드 배치를 기정 사실화하고 ‘시기’만 남았다는 뉘앙스의 발언을 공개적으로 한 것은 사실상 앞으로 사드 배치를 본격화하겠다는 속내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을 찾은 미국의 외교 수장인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서울 용산 주한미군 기지를 방문해 미군 장병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모든 결과에 대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사드와 다른 것들에 관해 말하는 이유”라고 사드 배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해 파장을 낳고 있다.

척 헤이글 전 미국 국방장관도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미국은 분명히 (북한의) 영향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미국) 군인을 생각했을 때는 결코 도박을 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주한미군 방어를 위한 ‘기지 방어용’ 사드 배치 필요성을 주장했다.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이날 다음 달 중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 도입을 비롯한 미사일 방어망 구축 문제를 핵심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해 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우리 정부나 미국 정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여부와 관련해 ‘3 NO’(요청·협의·결정 없음) 입장에 모두 변함이 없다”면서 “다만 방어력 증강과 군사적 효용성 측면에서 도움이 되는지를 군사 실무적 차원에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미국에서 사드와 관련한 공식적인 자료는 받지 않아 가지고 있지 않다”면서 “미 육군기술교범과 인터넷 전문자료 등을 통해 파악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사드 배치와 관련해 소극적인 ‘전략적 모호성’을 견지해 온 정부 입장이 적극적인 논의로 방향을 틀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원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