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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3일 중국의 전승절 행사 초청은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는 계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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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순도 기자

승인 : 2015. 07. 30. 15:21

참석도 불참도 괴로워
“9월 초에 베이징을 방문해 주십시오. 중국 최대의 경축 행사가 3일 열립니다. 기쁨을 함께 하고 싶습니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은 요즘 세계 각국 정상들을 만나면 이런 말을 거의 입에 달고 다닌다고 해도 좋다. 9월 3일 베이징 톈안먼(天安門)광장에서 항일전쟁 및 반파시즘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행사를 거국적 차원에서 열기로 하고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초청하는 중이니 그럴 만도 하다.

열병
중국 인민해방군의 열병식 모습. 9월 3일 이런 모습으로 진행되나 적지 않은 국가의 정상들이 참석을 부담스러워할 것으로 보인다./제공=검색엔진 바이두(百度).
하지만 이런 제의를 받는 각국 정상들의 처지는 그의 입장과는 완전히 다르다고 해야 한다. 흔쾌히 가기도 그렇다고 거절하기도 쉽지 않은 탓이다. 한마디로 초청 자체가 계륵이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는다. 초청을 받은 세계 각국 정상 50여 명이 몇 명을 제외하고는 하나 같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것은 다 이유가 있는 듯하다.

사실 그럴 수밖에 없다. 이유는 간단하다. 행사 자체가 중국의 위상을 강조하는 민족주의적, 패권주의적 행사가 될 것이 다분해 참석하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더구나 북한과 러시아를 제외한 세계 각국 정상들 입장에서는 중국의 잠재적 적국인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도 없다. 참석하는 것 자체가 밉보여서는 안 되는 세계의 경찰 미국에게 “노!”라고 말하는 행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많은 국가의 정상들이 현재 이런 고민에 빠져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표적인 국가들이 중국을 무시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미국의 입장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는 유럽 국가들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정상의 행사 참석이 확정된 국가가 현재로서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남아 각국 정상들 역시 그렇다. 더구나 이들은 자국이 하나 같이 중국과 남중국해의 난사(南沙)군도를 둘러싸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다. 초청 자체가 고마워 달려가야 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한국의 입장은 더욱 괴롭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에 너무 경도돼 있지 않은가 하는 의구심을 미국으로부터 사고 있는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흔쾌히 베이징 행을 결정하는 것은 진짜 쉬운 일이 아니다.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방문이 확정되지 않은 것은 다 이유가 있다.
홍순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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