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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한미 ‘사드 배치’ 결정에…어떻게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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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범 기자

승인 : 2016. 07. 08. 16:58

중·러 관계개선 시도, 대북공조 약화…무력도발은 신중
北 김정은, 자라 양식공장 시찰
평양자라공장을 시찰하는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사진=연합뉴스
한미 양국이 8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공식 결정한 가운데 북한이 향후 어떤 반응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사드를 고리로, 그동안 사드 배치반대 입장을 밝혀온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내다봤다. ‘한미일 대(對) 북중러’라는 냉전적 대립구도를 부각하면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전선에 균열을 일으키려 시도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 중국 외교부는 이날 한미 양국의 사드배치 발표 후 곧바로 홈페이지에 “강렬한 불만과 단호한 반대” 입장을 담은 ‘외교부 성명’을 게재했다.

물론 중국과 러시아가 북핵문제에서 비롯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당장 이탈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제재의 결속도가 약화될 수 있다. 특히 중국과 러시아의 추가적인 협조를 끌어내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사드가 한반도에 배최되면 동북아에 냉전시대의 한미일 대 북중러 대립구도가 복원됨으로써 중국의 대북 제재가 완화되고 결국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상당 부분 무력화될 것”이라며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속으로는 호재로 인식할 것”이라고 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북한은 일단 미국과 한국을 매우 강한 어조로 비난할 것”이라며 “하지만 내심으로는 중국과 러시아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호기로 보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장 책임연구원은 “북한이 향후 한미일 동맹에 맞서는 중요한 자산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도 “북한은 동북아 긴장 고조의 책임자로 한국과 미국을 비난하는 한편 중국, 러시아와 관계를 강화함으로써 대북제재 공조 노선 약화에 정책적 중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다만 북한이 외교적 운신의 폭이 넓어졌다는 자체 판단에 따라 군사적 도발에는 일단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장용석 책임연구원은 “물론 북한이 언제든 도발할 가능성은 있다”면서도 “일단 중국과 러시아를 고려하고 한미에 비판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사일 발사 등 도발은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홍현익 실장도 “북한으로서는 당장의 무력 반발은 자충수로 판단할 가능성이 있다”며 “일단 비난에 치중하다가 이달 아세안 지역안보포럼(ARF) 이후 8월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즈음에는 어떤 형태로든 무력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여기에다 미국이 김정은 위원장을 제재리스트에 올린 것에 대해 북한이 전날 ‘전시법 적용’을 거론하면서 현재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들의 신변 안전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북한은 2010년 우리 정부가 천안함 피격 사태의 책임을 묻자 “북남관계에서 제기되는 모든 문제는 전시법에 따라 처리한다”고 공언한 이후 당시 억류 중이던 미국인 곰즈에 대해 전시법에 따른 ‘추가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현재 북한에는 귀화 미국인 김동철 씨와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체포돼 감옥에 갇혀 있다.

장용석 책임연구원은 “우선적으로 억류된 미국인에 대한 위해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당장 변화는 없겠지만, 대화를 통한 조기 석방의 가능성은 훨씬 희박해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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