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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럽 동맹국에 중국 뉴텍의 보안검색 장비 배제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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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0. 06. 29. 09:01

WSJ "미, 유럽국에 뉴텍 장비 배제 압박"
"수집 화물 목록·개인정보 중국 당국으로 넘어갈 우려"
뉴텍, 유럽 해상화물 보안검색 시장 90%, 공항 화물·승객 검색장비 시장 50% 차지
뉴텍
미국이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중국 최대 보안검색 장비업체인 ‘뉴텍(Nuctech)’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압박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국무부 내부 문건 등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뉴텍의 승객 검색 장비./사진=뉴텍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유럽 동맹국을 상대로 중국 최대 보안검색 장비업체인 ‘뉴텍(Nuctech)’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압박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미 국무부 내부 문건 등을 인용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뉴텍은 공항과 항만·국경 등에서 사용하는 화물 및 승객 검색 장비를 생산하는 중국 국영기업이다.

이 캠페인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와 소수의 미국 기관들이 주도하고 있으며 이 장비가 서방의 안전과 비즈니스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이 장비들을 통해 수집된 화물 목록, 지문 및 여권을 비롯한 개인정보가 데이터베이스화돼 중국 당국으로 넘어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미 교통안전청은 이미 2014년 미국 공항에서의 뉴텍 장비 사용을 금지했고, 이를 유럽 동맹국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 전 세계 동맹국을 대상으로 무선통신 5세대(5G) 네트워크 구축에 있어 가격 경쟁력이 있는 중국 화웨이(華爲)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압박하는 것과 비슷하다.
다만 미국이 동맹국에 화웨이 대신 삼성과 에릭슨·노키아를 선택하도록 압박하고 있는 것과 달리 뉴텍의 경우 미국 업체를 추천하고 있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 입장에서는 안보뿐 아니라 자국 기업도 지원하는 일거양득인 셈이다.

시장조사 기관 인사이트 파트너스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화물·승객 검색 장비 시장은 77억달러로 추정된다.

국무부가 지난 5월 8일 발표한 내부 문건에 따르면 유럽 12개국 이상이 뉴텍 장비를 사용하고 있고, 미국은 그리스와 헝가리·이탈리아·포르투갈·독일 등 유럽 국가들을 대상으로 뉴텍 배제 압박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뉴텍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미국의 OIS 시스템, 영국의 ‘스미스 디텍션 그룹’ 등 경쟁업체들을 밀어내고 유럽에서 상당한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무부는 뉴텍이 유럽에서 해상화물 보안검색 시장의 90%, 공항 화물 및 승객 보안 검색 장비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뉴텍은 화물 검색 시장의 약 70%, 공항의 약 10%를 차지하고 있다며 국무부의 수치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경쟁업체들은 뉴텍이 25~50% 낮은 가격으로 공세적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뉴텍은 2010년 EU로부터 덤핑 판정을 받았으며, 이후 폴란드 바르샤바 현지에 공장을 세웠다.

EU의 행정부 격인 유럽위원회의 독일 측 위원은 지난해 12월 고위 위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뉴텍의 지나치게 저렴한 가격은 그 동기가 상업적인 것이 아니라 EU의 전략적 인프라를 통제하기 위한 이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경고했다.

WSJ은 뉴텍이 중국 공산당 운영 시스템이 구체화돼 있다며 원래 1990년 중국 명문 공과대학인 칭화(淸華)대학에서 탄생해 분사했으며 2000년대에는 당시 국가주석인 후진타오(胡錦濤)의 아들인 후하이펑(胡海峰)이 회사를 이끌었다고 전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국영 원전회사인 중국핵공업집단공사가 뉴텍 모회사의 최대 주주가 됐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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