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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외교차관 회의, 종전선언 결과 발표 없이 끝나...공동회견 급거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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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1. 11. 18. 06:46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 기대했던 종전선언 구체적 결과 없이 종료
셔먼 미 국무부 부장관 "종전선언 논의, 만족"
한미일 차관 공동회견 급거 취소, 셔먼 단독회견...국무부 "한일 이견 때문"
셔먼 부장관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한 한국·일본 등 동맹과의 논의에 만족한다고 했지만 기대했던 구체적인 성과는 내놓지 않았다. 사진은 셔먼 부장관이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모습./사진=워싱턴 D.C.=하만주 특파원
우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한국전쟁 종전선언에 대해 한·미는 어느 정도 의견 접근을 이루고 종전선언 당사자인 북한과의 협상에 방점을 두는 분위기이다.

웬디 셔먼 미국 국무부 부장관은 17일(현지시간) 워싱턴 D.C. 국무부 청사에서 최종건 외교부 1차관·모리 다케오(森健良)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 한·미·일 외교차관협의회를 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한 한국·일본 등 동맹과의 논의에 만족한다고 했지만 기대했던 구체적인 성과는 내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 최 차관은 이날 오후 주미 한국대사관에서 진행된 특파원 간담회에서 “종전선언과 관련해 한·미 간 빈틈없는 공조가 이뤄지고 있다”며 “셔먼 부장관의 언급과 같이 우리 정부도 현재 진행되고 있는 협의의 속도와 방향에 대해 만족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명확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한·미 간 종전선언 합의와 관련해 설명해달라’는 질문에 즉답을 회피하면서 “나는 종전선언문에 관한 문제에 대해 매우 만족한다”고 답했다.
이어 “미국은 한반도의 완전화 비핵화를 보장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에 관해 한국과 일본, 그리고 다른 동맹 및 파트너과 진행 중인 협의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협의가 계속되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셔먼 부장관은 ‘이 시점에 종전을 선언하는 것에 미국이 동의하는지, 동의하지 않는지’를 묻는 추가 질문에도 “우리는 동맹 및 파트너들과 좋은 협의를 하고 있으며, 계속 그렇게 할 것”이라고만 언급했다.

셔먼 부장관은 ‘종전선언의 시점과 조건에 관련해 한·미 간 이견이 해소됐는지, 곧 발표가 있을 것인지’를 묻자 “한국과 일본, 다른 관련 동맹 및 파트너와 협의 및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날 질문에 나선 한·미·일 기자들이 모두 종전선언 관련 질문을 했지만 셔먼 부장관은 ‘협의를 계속할 것’이라고만 했다. 국무부가 이날 발표한 성명에도 종전선언 관련 내용은 없었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에 대한 한·미·일 간 긴밀한 조율이 포함됐다.

최 차관이 지난 14일 워싱턴 D.C.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만나 종전선언 논의와 관련해 조만간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한 것과는 확연한 온도차가 드러나는 발언이다.

한 국무부 관계자는 한국 측이 종전선언에 대해 너무 낙관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셔먼 부장관은 종전선언보다 대북제재 이행에 더 방점을 찍었다.

그는 북한의 지속적인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일 대응을 묻는 질문에 “일본과 한국·미국이 모두 미사일 발사로 북한에 제재를 부과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준수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는 점에서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다만 한·미는 종전선언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를 이루고 종전선언 당사자인 북한과의 협상에 집중하기 위해 로우키 행보를 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간 합의는 노규덕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서울과 워싱턴 D.C.를 여러 차례 상호 방문하면서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2020년 2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 제2차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간 종전선언 준비 경험이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미가 종전선언과 관련한 공동 문안을 작성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아울러 향후 한·미가 판문점·중국 베이징(北京)·미국 뉴욕 북한대표부 등 어느 대북 채널을 통해 종전선언과 관련한 논의를 진행할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또한 일본 측은 종전선언에 대해 특별히 반대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본 측은 우리 경찰청장의 독도 방문을 거론하면서 한·미·일 차관 공동 회견에 참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셔먼 부장관과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회견이 당초 한·미·일 차관 공동 회견에서 셔먼 부장관의 단독 회견으로 급거 변경된 배경과 관련, “한동안 그랬듯이 일본과 한국 사이에 계속 해결돼야 할 일부 양자 간 이견이 있었다”며 “이 이견 중 하나가 오늘 회견 형식의 변화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다만 셔먼 부장관과 대변인은 “이 (한·일 간) 이견은 오늘 회의와는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3자 회담의 가장 큰 관심사였던 종전선언 등 북한 문제에 관한 이견이 공동 기자회견 취소의 배경이 아니라는 설명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한·일 간 이견에 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최 차관은 특파원 간담회에서 “일본 측이 우리 경찰청장 독도 방문 문제를 거론하면서 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고 밝혔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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